2023. 9. 26일 화요일..
드디어 지태종주 종착지 사리마을회관 표지석에 서다.
지리산 화대,주능종주를 여러번 하면서도 지태종주를 생각하진 않았다.
그러다 어느해 홀로 서북능선 종주를 마친후에 지태종주를 가슴속에 담기 시작한다.
지리태극종주 코스는 구인월에서 덕산교까지 약90km에 이르는 길이다
⊙ 1구간 서북능선 / 구인월 ~ 성삼재 24km
⊙ 2구간 지리주능 / 성삼재 ~ 천왕봉 28km
⊙ 3구간 동남능선 / 천왕봉~밤머리재20km
⊙ 4구간 남부능선 / 밤머리재~덕산교18km
지태종주를 한번에, 게다가
요즘은 왕복까지 하는분들도 있지만
나는 구간을 나눠서라도 꼭 해보고싶었다.
한번은 3박4일 일정으로 단독으로
첫날 구인월을 출발해 지태종주에 나섰다가
악천후에 예상외로 고전하다 정령치에서 포기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천왕봉까지는 다녀본 길이라 가능하겠지만
동남능선(천왕봉~밤머리재)과 남부능선(밤머리재~덕산교)은
초행길에 비탐구간이고 이정표도 없어 어떤일이 생겼을지 모른다.
지난 22년 11월 동남능선을 산행동료들과 어렵사리 진행하고
마지막 남은 남부능선 산행을 오늘 하는 날이다.
아래는 지금까지 진행했던 산행기록이다.
◈ 지리 태극종주도전기(1) 서북능선편 / 구인월에서 성삼재까지
ㅁ 산행일시 : 2015. 2. 7(토) 04:15 ~ 15:45 / 11시간30분 (단독산행)
ㅁ 산행코스 : 성삼재~고리봉~만복대~정령치~(큰)고리봉~세걸산~바래봉~덕두봉~구인월 (24km)
https://songjae38.tistory.com/1403
◈ 지리 태극종주도전기(2) 지리주능선편 / 성삼재에서 천왕봉까지
ㅁ 산행일시 : 2014. 11. 8(토) 03:00 ~ 16:40 / 13시간40분 (단독산행)
ㅁ 산행코스 : 성삼재~연하천~벽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칼바위~중산리탐방센타 (32km)
⊙성삼재~천왕봉구간 28km / 11시간소요 (03:00~14:00)
https://songjae38.tistory.com/1373
◈ 지리 태극종주도전기(3) 동남능선편 / 천왕봉에서 밤머리재까지
ㅁ 산행일시 : 2022. 11. 5(토) 05:37 ~ 19:22 / 13시간45분 (with 김인태)
ㅁ 산행코스 : 장터목~천왕봉~중봉~하봉~새봉~왕등재습지~동왕등재~도토리봉~밤머리재(22.2 km)
⊙천왕봉~밤머리재 구간 20.5km / 12시간20분소요 (07:02~19:22)
https://songjae38.tistory.com/2055
◈ 지리 태극종주도전기(4) 남부능선편 / 밤머리재에서 덕산교까지
ㅁ 산행일시 : 2023. 9. 26(화) 03:30 ~ 12:17 / 8시간47분 (안내산악회 단독참여)
ㅁ 산행코스 : 밤머리재~웅석봉~큰등날봉~마근담봉~용무림산~벌목봉~수양산~시무산(19 km)
https://songjae38.tistory.com/2095
지태종주 남부능선 산행기 (23.9.26일 산행)
무박산행을 가기위해 9.25일밤 11시20분경 집을 나선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상황이라 왠지 좀 처량하고 서글프다.
그래도 지태종주 마무리를 하는 날이라 마음을 다잡고 신갈정류장으로 go~
26일 00시10분.
신갈정류장에 도착하니 어쩌면 단 한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이 시간에 홀로 이곳에 있는 내가 이상한걸까...
예정된 00시20분에 좋은사람들 산악회 2호차가 도착 밤머리재로 간다.
28인승 리무진에 옆좌석 예약자가 있었는데 취소했는지 비었다.
비가와서?
아뭏든 28인승도 넉넉한데 옆자리까지 비어 여유롭게 ~
26일 03시25분경
꾸불꾸불 산청 밤머리재를 올라 2대의 버스가 산객들을 토해낸다.
산행하며 세번째 만나는 밤머리재 표지석이 무척 반갑다.
오늘 산행의 포인트는 웅석봉과 달뜨기능선.
(밤머리재~웅석봉~큰등날봉~마근담봉~용무림산~벌목봉~수양산~시무산 / 19 km)
03시30분
지태종주 마지막 구간 발걸음을 내딛는다.
18km코스에 산행시간은 10시간이 주어졌다.
(03시30분 ~13:30분)
예상보다 1시간정도 더 시간을 주는것은
산행경험이 많지않은 여성회원들이 다수 참여해서라는데...
태극종주를 염두에 둔 산객이 아니라면
아마도 웅석봉 일출이나 웅석봉에서 보는 천왕봉,황매산등등 조망때문일텐데
아직 비는 내리지 않지만 비 예보도 있고 날씨가 흐려 기대충족이 어려울듯..
출발후 웅석봉까지 5.2km는 업다운이 있는 꽤 힘이드는 구간.
앞서가는 여성회원 두분의 산행목적이 궁금해 물어보니
이분들도 웅석봉 일출을 보러왔다는데
어쩌다보니 덕산교까지 함께하는 상황이 된다.
오전 04시50분 왕재에 도착.
왕재 고도 1005m는 좀 잘못된듯..
웅석봉까지 오르는 고도를 생각하면 800m정도대가 맞을것 같은데..
아뭏든 어둠속에 안개가 짙게깔려 주변에 보이는게 하나도 없다.
앞서간 10여명의 회원들이 있었고
후미는 어디쯤 오는지 보이지 않는다.
어쩌다보니 함께하는 5명이 한팀처럼 움직이게 되었고
여성회원들이 리딩을 부탁해 앞서서 천천히 간다.
오전 05시30분.
언젠가 웅석봉 산행을 한적이 있어
낮이 익은 웅석봉갈림길에 도착한다.
산행출발 2시간이 걸렸다.
웅석봉 바로 아래의 산불감시초소
05시43분 웅석봉 정상에 도착한다.
조그만 사각형의 웅석봉 정상석.
수많은 정상석들중 참 귀엽고 눈길을 끄는 정상석이다.
지리 천왕봉과 동남능선, 경호강,
황매산,수도산등등 잘 볼수 있는 멋진조망처인데
한치앞도 보이지 않고 구절초만 눈맟춤한다,
정상 데크에 머무르는 분들도 없다.
웅석봉 일출을 기대하고 온 산객들은
많이 실망스러워 한다.
아마 다시 오실듯..
날씨가 물이 많이 소요될것 같지 않다.
아직 별로 마신물도 없어 웅석봉 아래 샘물은 패쑤~
후미들이 우루루 웅석봉으로 가고 있다.
다시 웅석봉갈림길로 나와
본격적인 달뜨기능선 진입전에 잠시 행동식과 물마시기.
운리 방향이 달뜨기능선길.
(22.11.5일 지리 동남능선 산행하며 바라본 웅석봉과 달뜨기능선)
평탄하게 보였던 달뜨기능선.
빨치산들이 쑥밭재에서 달뜨기능선위로 떠오르는 달을 보며
고향을 그리워했다는 그 능선을 처음 걷는다.
06시쯤 여명이 밝아오다
06시30분이 되니 이제 주변이 환해졌다.
오른쪽으로 홍계리가 어렴풋이 보인다.
달뜨기능선과 지리산 사이의 마을이다.
점점 안개가 더 심해지는것 같다.
보이는것도 없고 등로도 특징없어 한량없이 걷는다.
고만고만한 능선상 3개의 봉을 넘으니
웅석봉이후 처음 만나는 큰등날봉이 지척이다.
07시10분 큰등날봉 정상.
정상이라고 해야 표식이 달려있으니 그러려니 하는 정도다.
지도의 큰날등봉은 오기.
정상에서 다섯명이 아침식사를 하고 간다.
나는 오늘도 보온밥통에 호박죽을 준비했는데 먹기좋다.
언제부턴가 김밥보다 죽이 좋네.. ㅋ
여성회원이 사과한쪽을 건네줘서 먹는데
흔한 사과일수 있지만
사과한개로 4쪽을 만들어 왔는데
사람은 다섯 ㅎㅎ
고마워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어둠속에 안개짙은 웅석봉 가는길이 무섭고,
처음가는길이 너무나 부담스러운데 앞장서주니 고맙다며...
웅석봉 일출보러 왔다 힘들고 먼길을 걷고있는 두분.
앞에 여성은 일본 남알프스 종주도 했다니 산행경력이 많은듯.
조망이 멋진 뷰포인트에 올라선다.
오후 2~3시경 비가 약간 예보된 상태라
산행이 끝난후일거라 예상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고
이제는 정말 아무것도 안보인다.
가끔 이런 이정목이 있긴 하지만
이정목 없는 갈림길을 만나면 잘 살핀다.
나도 초행길이라 gpx트랙을 계속 확인하며 가고 있다.
960봉 전망봉을 내려오니 이정목 없는 갈림길.
리본도 양쪽에 다 달려있어 또 gpx트랙을 살피는 중인데
여성회원 "서로 만나겠지요 뭐.."라며 직진방향으로 성큼성큼 가고 있다.
용감한건지 ㅎㅎ
자세히 보니 등로가 양쪽 다 뚜렷한데
왼쪽길이 좀더 선명해 보이지만 백운산 가는길.
돌려세워 오른쪽 등로로 진행한다.
이후 부터는 무조건 내가 가는데로 따라온다 ㅎㅎ
혼자왔으면 큰일날뻔 했다며...
이런곳엔 이정목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사방댐이 있는 떡바실계곡으로 내려가는길은 몇군데가 있다
우리는 무조건 덕산(사리마을)로 가야한다.
조금 더 가면 마근담봉인데 마근담봉 직전에
오른쪽으로 감투봉(768m)과 이방산(717m)가는 길이 있다.
남성회원 한분이 감투봉을 거쳐 사리마을로 하산하겠단다.
안개가 짙고 혼자인데 만류해보지만 그리로 가고 이제 4명이 함께한다.
08시29분 마근담봉(926m)에 도착한다.
지금은 지리태극 종주길이 선명하고 좋아졌지만
그건 J3클럽 회원들의 노력이 많았던 때문이라고 안다.
이렇게 좋아진 길을 걷는것도 힘든데
대단하신 분들..
같은 사리라도 우리는 수양산 사리...
비는 점점 굵어져 배낭커버만 하고 걷다 우비까지 입는다.
09시2분.. 임도를 가로질러 통과한다.
09시13분
용무림산 정상에 도착한다.
용무림산에서 배낭을 내리고 물마시며 휴식.
안개자욱한 길을 하염없이..
09시45분 지리산둘레길에 도착한다.
이리로 가면 둘레길이 아니고
태극길이니 돌아가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지리산둘레길은 너무나 편안해 보이는데
우리는 지금부터 벌목봉까지 계속되는 오르막길을 올라야한다.
여성회원 한분이 일출도 못보고..졸음도 오고..힘드니
둘레길로 가면 어떠냐고 얘기를 하는데
사실 지도를 보면 좀 돌아가니 거리는 멀겠지만
수월하기는 할듯한데
여기까지 왔으니 산길로 가자고 설득해 진행한다.
벌목봉 오르는 길은 나쁘지는 않지만...
체력이 소진되어 징그럽게 길게 느껴지는 오름길이다.
10:14분.
중간에 쉬면 더 힘들어 할것같아
쉼없이 한번에 벌목봉에 올라선다.
둘레길에서 30분이 소요되었다.
벌목봉에서는 기념으로 인증샷.
비는 조금 잦아들었지만
벌목봉 하산길은 고도를 200M이상 급격히 낮추는 구간이고
빗길이라 미끄러워 각별히 조심하며 내려간다.
벌목봉을 이쪽에서 오르는건 좀 더 힘들듯 ㅎ
경사를 내려오니
향긋하고 시원한 소나무숲이 기다린다.
등로는 감나무 농원옆으로 연결된다.
이제는 수양산으로 오른다.
힘든 구간을 지나와 조금 수월해지려나 했는데
여성회원 한분이 허벅지 경련이 와서 고통스러워한다.
남성분이 근육이완제를 주고,
나는 맛사지를 해서 풀어주니 다행히 좋아진다.
오늘 처음 보는 분들이지만
오늘은 한 팀이라...~
11:14분 수양산 정상에 도착한다.
502m로 높지않은 산이지만
태극종주를 하는 사람들에겐
모든 봉들이 각별할 수 밖에 없을듯.
그리고 이런 사진 한장 한장이 추억이 될것 같다.
오전 12시전에 넉넉히 도착하리라 봤는데
조금더 속도가 늦어져 좀 답답하지만 다행히 잘 걷는다.
오전 11시51분
지태종주 마지막봉 시무산에 도착한다.
곧 끝날것 같던 하산길이 지루하다.
그래도 모든일에는 끝이 있는법.
종착지가 보이니 가슴이 뛴다.
도로 건너편으로
오늘 처음으로 산의 모양을 하나 본다.
안개낀 날 산행을 많이 해봤지만 오늘처럼
아무 풍경도 못본 산행은 처음인것 같다.
무박으로 일찍 산행이 끝난것도 원인인듯...
이곳도 11월이면 입산통제..
마음 편안하게 산행할수 있어서 다행이라 위안을 삼고...
오후 12시16분.
사리마을 회관에 도착한다.
다른 분들은 서둘러 버스로 가려하는데 잠시 인증샷을 부탁드린다.
옷과 신발은 비와 땀에 다 젖었지만
지태종주 4구간을 무사히 마쳐 기분이 최고다.
버스로가니 1,2호차가 나란히 주차되어 있다.
환복할 옷을 챙겨서 덕산교 아래 개천으로 가서
시원하게 씻고 환복을 하니 날아갈것 같다.
사리마을 뒤로 오늘걸었던 산들이 보인다.
다리에 쥐가 났던 여성회원이 빨리 식당으로 오라고 성화다.
덕산교 주변에는 식당이 몇개 보인다.
촌국시는 상중이라 영업을 하지 않는데
여성회원 어떻게 찾았는지 백반이 맛난집을 용케도 찾았다.
산행리딩에 쥐난것도 보살펴주고 고맙다며 식사를 대접한단다.
그럴수는 없고 밥값은 각자 계산하자고 하니 막걸리값을 낸다 ㅎㅎ
감투봉갔던 회원도 도착해 넷이 즐거운 식사를 한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1시간 넘게 시간여유가 있어 즐거운 뒷풀이다.
사리마을 전경.
지리태극종주로 다시 이곳을 찾게 되진 않을것 같다.
하지만 지태종주는 오래 기억에 남을 산행이다.
gpx가 먹통이 되어 약10분간 공백이 있음.
지리태극종주 코스지도
'♣산행앨범 > 경상&전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해 설흘산~응봉산 산행 (0) | 2023.10.20 |
---|---|
친구와 함께한 지리산 천왕봉 일출산행 (2) | 2023.10.20 |
중앙회산악회 298차 대구 팔공산산행 (0) | 2023.04.10 |
중앙회산악회 295차 진안 운장산 (2) | 2023.01.09 |
지리산 천왕봉~중봉~하봉~두류봉~새봉~왕등재~도토리봉~밤머리재 (2) | 2022.11.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