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능선의 귀때기청봉
설악산 단풍이 9월말부터 시작되어 고지대는 절정을 맞고 하강중이라는 뉴스에...
친구와 둘이서 설악산 서북능선 단풍산행을 하기로 한다.
이번에는 부평에서 출발하는 영리산악회를 이용하는데
상당히 좋은 산악회를 알게 된거 같다.
ㅁ 산행일시 : 2012. 10. 7 (일) 09:35 ~ 18:05 8시간30분소요 / with 경인웰빙산악회
ㅁ 산행코스 : 한계령휴게소 ~ 한계령삼거리 ~ 귀때기청봉(1578m) ~ 1408봉 ~ 대승령 ~ 장수대 (총 12.6km)
45인승 만차의 버스가 한계령휴게소에 도착하니 09시25분경.
설악산의 진수를 맛보려는 산객들이 많이 보이지만 생각보단 훨씬 여류롭다.
10시경 출발예정인 산행이 30여분 일찍 시작된다.
등로엔 벌써 산객들이 오르는 모습이 많이 보이고...
짙은 안개는 조망의 우려감을 주지만
아침안개는 통상 낮에 좋은 기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기대를 해본다.
한계령에서 오색으로 가는 방향 (흘림골방향)의 짙은안개.
흘림골~주전골은 28일 단풍산행 예정지인데 그때쯤 단풍이 어떨지.....
주황색 네임텍을 단 우리 일행들과 함께 산행을 시작한다. (09시35분경)
지난6월 친구4명과 오색에서 대청봉을 거쳐 이곳 한계령으로 하산한 기억이 새롭다.
서북능선의 핵심 두코스중 한계령~대청봉 ~오색코스는 13.3km
오늘 걷는 한계령~대승령~장수대 코스는 12.6km....비슷한 거리와 난이도라는 생각.
문제는 내 발목과 무릎...ㅠㅠ
시작부터 빨간 단풍이 시선을 빼앗는다.
한계령은 고도가 1000m정도되니 많이 물들었다.
노란단풍도 구경하며 진행한다.
단풍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새 500m를 올라 이정목을 만난다.
잠시 숨을 돌리고 목을 축인다.
오늘 함께하는 친구의 '브이'가 좋은 산행을 예감케 하는듯...
등로의 단풍이 좋아 기념사진 한장 남기고...
날 찍어주겠다는 친구를 나도 한장..ㅎㅎ
희안하게 생긴 나무옆으로 난 등로가 편안해 보인다..
귀때기청봉의 너덜길은 오래전에 한번 걸어본 적이 있지만
그 고난길의 기억은 잠시 잊고...ㅎㅎ
다른 산객들도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다.
한계령삼거리까지 오름길은
가파른 계단도 가끔씩 만나지만 그런데로 양호하다.
비경을 쉽게 보여주지 않으려는듯 여전히 안개속...
그래도 그 멋진 모습을 다 감출수는 없다.
가슴아픈 장면도 만난다.
태풍 산바로 쓰러진 나무들이 여럿 보이지만 그 마저도 아름답다.
이런 모습을 보려고 설악을 찾는것이 아닐까...
나뭇가지 사이로 진행하게 될 귀때기청봉 방향을 본다.
너덜길을 살짝 보여주고...
10시 57분 한계령삼거리 도착.
(1시간20분정도 걸렸으니 늦은속도는 아니다)
이곳에서 대청봉 방향과 귀때기청봉 방향으로 갈린다.
귀때기청봉까지는 1시간 남짓 걸리는데...
1km정도 구간은 누구나 힘들어 하는 심한 너덜길..
난 지난 9월초 지리산 종주때 발목을 다친후로 무릎까지 뒤틀렸는지 고전하고 있다.
9월중순 사패~도봉산 종주때는 무리해서 완주한것이 더 악화된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떻든 오늘 대승령을 거쳐 장수대까지 완주할 생각인데....
나 혼자면 늦어도 되니 걱정이 없지만 산악회에 민폐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많다.
하산길이 걱정.....ㅎㅎ
그래도 마음속으로 가기로 결정한다.(진작결정한거나 마찬가지지만..ㅋㅋ)
한계령삼거리 갈림길에서 본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의 모습.
쉽게 보여줄수 없다는 듯 운무가 봉우리를 누르고 있다.
그래도 내설악의 멋진모습은 볼수있다.
사람과 가까워진 새가 잘 날아가질 않는다.
안개가 얼른 걷히면 좋으련만... 인내심이 요구...
한계령삼거리 풍경.
한 무리의 산객들이 한계령삼거리에서 대청봉 방향으로 간다.
그쪽 방향의 산객들이 훨씬 많다.
우린 반대쪽....
친구를 앞세우고 귀때기청봉으로...
친구는 이쪽능선이 처음이라 기대된다고...
중청에서 대승령까지 서북능선은 주로 이런 험로가 많은편이다.
이정목을 보니 이제 악명높은 너덜길이 나타날 시간..
아픈발목과 무릎으로 무사히 잘 지나야만 한다.
특히 부상조심.
나뭇가지 너머로 귀때기청봉가는 능선이 모습을 보이고..
친구는 좋은 풍경에 카메라를 들고 움직인다.
자...지금부터 너덜길 시작.
보이는 오른쪽 봉우리가 귀때기청봉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더 가야 정상.
이게 길이야.....돌밭이야.... ㅎㅎ
보기엔 작은 돌로 보이지만 막상 만나면 그렇진 않고 큼지막한 바위들이다..
뭘 떨어뜨리면 그냥 포기하고 가야 할지도 모른다.
누구나 정말 조심해야하는 구간.
가는 것도 좋지만 좋은 풍경을 보는게 더 중요하지..
구름이 걷히며 이제 용아와 공룡이 대부분 드러나고 그 위용을 뽐낸다.
앞쪽능선이 용아장성, 뒷쪽 하늘과 맞닿은 능선이 공룡능선.
아직도 중청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귀때기청봉으로 가는 길...
이런 너덜길이 귀때기청봉의 대명사가 되어있다.
기온변화가 심해 반팔과 긴팔과 외투입은 사람들이 공존한다.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친구모습도 한컷.
고사목과 안개가 만들어내는 풍경들..
한계령삼거리에서 대청으로 가는 서북능선은 아직도 깊은 안개속이다.
귀때기청봉을 열심히 오르는 산님들..
힘들다며 아예 막걸리 한잔 하고 가자는 산객들이 눌러 앉는다.
힘들어도 다들 즐거운 표정은 공통점...
오늘 서북능선을 맘껏 즐기게나....친구.
이때쯤 중청이 모습을 보인다.
하얀 공모양을 보면 중청이...
중청 왼쪽으로 공룡능선이 있고
사진 중앙 멀리 화채능선의 화채봉도 보인다.
진행방향 왼족으로 눈을 돌리니 구름속에 주걱봉이 살짝 보이고..
어린학생도 곧 잘 오른다.
아직도 400m를 더가야..
당겨본 모습.
중청에서 능선을 내려서다 소청이 보이고...
사진중앙에 봉정암도 보인다.
귀때기청봉 왼쪽 사면.
드디어 귀때기청봉에 올라선다.
12시10분이니 2시간반정도 걸렸다.
산악회총무는 4시간이 커트라인 이라고했는데...
이정도면 양호ㅎㅎ
늦으면 다시 귀때기청봉에서 한계령으로 가라는...
귀때기청봉의 유래를 보면....
"자기가 제일 높다고 으시대다가 대청,중청,소청봉 삼형제에게 귀싸대기를 맞아
귀때기청봉이 되었다는 얘기"
공룡능선이 너무 멋지게 조망이 되고...
이제 오른쪽 끝에 대청도 보인다.
귀때기청봉에서 진행방향인 대승령쪽을 보니..
산객들이 흩어져 쉬는 모습이 보인다.
산악회 일행들이 잘 보이질 않아 친구와 난 전망이 좋은곳에서 점심을 먹기로한다.
멀리 대승령 지나 안산(1430)의 모습이 보인다.
이제 가리봉(1519m)와 주걱봉(1401m)도 선명하다.
주변이 잘 보이는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정상부근은 넓고 평평한 장소가 없어서 좀 불편하다.
온통 바위투성이..
마등령과 저항령을 넘어 멀리 황철봉도 보고..
날씨가 개어 끝을 알수 없는(오봉산 방향이겠지) 조망을 보며 식사를 한다.
컵라면에 초밥과 막걸리에 오리훈제등등..
꿀맛이 따로 없다.
1시간정도 여유있는 식사를 하고나니 갈길이 또렷이 보이는데..
사실 걱정이 좀 된다..
이제 본격적인 내림길을 잘 견뎌낼수 있을지...그래도 돌아갈 순 없다.
당겨본 안산
귀때기청봉을 떠나며 뒤돌아 본 모습.
귀때기청봉이 상당히 멀어졌다.
이어지는 서북능선의 단풍감상.
멀리 점봉산도 알아 달라고 한다.
설악의 비경....
이제 멀어진 공룡능선도 굴곡이 적은 평범한 능선으로 보인다.
1408봉으로 가는길도 여전히 가파르고..
힘겨운 하산길에 고전이 심하다..시간도 서서히 지체되고..
오늘은 꽃이 눈에 잘 안띄는데 조그만 야생화가 바윗틈에 보여서..
눈에 보이는곳이 다 그림이다.
귀때기청봉에서 걸어온 길이 잘 보이는 사진.
1408봉 가는 계단.
누가 그림물감을 확 뿌린것 같은...
14시55분 1408봉에 도착한다.
사진 아래로 한계령길이 보이고..
지금부턴 길이 좀 나은편이니
한시간여 남은 대승령까지만 잘 가면....
예쁜 투구꽃을 만났는데 발목과 무릎이 너무 아파 사진 찍기도 귀찮아 패쑤~
친구가 한마디 한다...." 이제 사진도 안찍는 구만..."
오죽하면 그러겠나....
16시30분경에 대승령에 도착한다.
8시간의 계획된 시간에 한시간정도 남았고....
산악회총무는 우리 뒤에 남은 3명을 위해 렌턴을 전해달라고 부탁하고 내려갔다.
렌턴이 필요한 상황까지 발생할지 모르지만 기다리니 3명이 와서 렌턴을 전해준다..
다들 먼저 내려가고 친구와 난 남은 막걸리 한통을 나눠마시고(느긋한것도 병?)
마지막 하산길에 나선다. 이때가 오후 4시50분경...
정말 다행인건...
하산길이 험하지 않고 잘 정리된 내림길 이어서 그나마 다행.
급경사만 아니면 발목과 무릎에 크게 무리는 안되는듯하다.
일행을 추월하며 좀 빠른 걸음으로 하산한다.
그래도 단풍구경은 하면서...
너무 빨간단풍이 있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한컷.
뒤에 일행이 계셔서 이 와중에 여유를.....ㅎㅎ
국내 3대 폭포라는 대승폭포를 지나칠순 없다.
아무리 바빠도..
대승폭포 전망대.
대승폭포.
물이 거의 없어 아쉬움.
이제 거의 다 내려왔나보다.
버스가 보인다.
시원한 계곡에서 세수라도 하고 싶지만 오늘은~~
대승령에서 하산시간을 한시간 잡았는데 좀 지체되어 6시경에 하산을 완료한다.
아예 걷지를 못하는 사람도 있어 더 지체된다.
힘든 코스여서 그런지 초행의 산객들은 고전하기 십상이다.
내가 아는 한사람은 귀때기청봉 다시는 안간다고 했는데 ㅎㅎ
오늘 산행...컨디션 난조로 무리한 산행이 되었지만 완주에 감사한다.
친구 고맙네.....
(참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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