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허준동굴과 입술바위를 찾아 떠난 테마산행에서 만난 눈꽃세상.
구정연휴 첫날...
특별히 산행계획을 세우진 않았는데 시간도 여유있어 느즈막히 북한산으로 향한다.
전에 산행기를 보며 가보리라 했던 허준동굴과 무당골 입술바위를 생각해낸다.
그렇게 테마산행을 시작하는데...
오늘의 미션은 1)허준동굴 찾기 2)아이젠커버 찾기 3)입술바위 찾기다.
ㅁ 산행일시 : 2015. 2. 18 (수) 11:00 ~ 17:20 (6시간20분) / 단독산행
ㅁ 산행코스 : 북한산 효자비~허준동굴~북문~백운봉암문~용암문~김상궁바위~입술바위~우이동분소
동행이 있으면 했지만...
구정 이튿날과 그 다음날까지 친구들과 산행약속을 한터라 번개공지를 하기는 좀 그렇다.
그래서 혼자 길을 나섰는데 연신내역에서 34번 버스를 타니 5분후에 종점이다.
헐~~반대방향으로 탔네. 오늘 시작부터 일이 잘 안풀리려나...미션이 있는데 ㅎㅎ
(연신내역이나 구파발역에서 34번이나 704번 버스를 주로 이용한다)
오전 11시.
효자비에서 산행 출발을 하는데 눈발이 날린다.
일기예보에 비나 눈 예보는 없었는데...날씨가 제법 쌀쌀하니 상고대의 행운이??
포장도로를 따라 가는길은 사유지라고 출입금지 해놓고..
개천을 따라 등산로 표시를 친절하게 해 놓았네.
한적한 산길에서 만나는 헤르만 헷세의 시 한수...한번 음미해본다.
등로는 이렇게 둘레길 이정표가 잘 되어있다.
<북문 1.6km> 방향으로 좌틀.
참호같은 등로를 따라 오르는데 기분이 상쾌하다.
11:17분 (출발한지 15분경과)
갈림길에서 이 이정목을 만나면 백운대 방향이 아니고 원효봉방향으로 진행한다.
곧 계곡을 만나고...오른쪽 등로로 진행해간다.
지난번 친구와 둘이 북문을 거쳐 염초봉으로 오른적이 있는데 그때도 지났던 바위다.
허준동굴 답사를 위해 코스를 공부할때 산행기에서 보았던 바위이기도 하다.
바위는 높지 않지만 암벽연습을 한 흔적이...
염초봉과 백운대 방향인데 운무로 가려있지만 사진속의 장면과 일치하는듯 하다.
이곳에서 10분이내의 거리에 허준동굴이 있는걸로 파악하고 있다.
주변의 바위들을 살피며 20~30분을 잡목을 헤치며 찾았지만 헛수고.
힘든 동굴찾기 탐방이라 두타산 알바가 생각나기도 한다. ㅎㅎ
여기가 아닌가벼...
힘도 들고 계곡쪽으로 진행하며 찾아보기로 한다.
이 바위에서 왼쪽길로 진행한다.
동굴은 못찾았지만 산객들도 없고 한적한 산길이라 호젓한 느낌은 좋다.
진행방향으로 동굴이 어렴풋이 보이는데..
어~~사진속에서 보던것과 비슷한데...
접근할수록 허준동굴이 확실시 된다. ㅋ
찾았다. 허준동굴.
효자비에서 40분 거리인데 1시간10분이 걸렸으니 30분이 더 걸렸네 ㅎㅎ
밖에서 보기엔 그리 커 보이지 않는데...안으로 들어가 본다.
20~30명은 족히 들어갈 정도로 안은 넓다.
얼음도 얼어있고...제를 지낸듯한 흔적도 보인다.
동굴안에서 밖을 바라본 모습
동굴 주변은 가을단풍이 좋을것 같고...
동굴의 전체모습...거대한 암릉이다.
잘 다듬어진 공터도 보인다.
요상하게생긴 바위도 보고...슬슬 북문으로 진행하려는데 산객한분이 내려오고 있다.
허준동굴을 알고 계시냐 물으니 허준드라마 촬영 얘기를 하시는데 진위는 잘 모르겠고...
인증샷 한장 부탁드린다.
인증샷을 하고 좀 지체된터라 서둘러 북문으로...
지난번엔 계곡을 따라 멋진 소나무와 전망도 즐겼는데..여기서 합류.
이곳에서 북문까지는 고작 100미터거리.
염초봉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인다.
북문 성곽
12:34분 북문에 도착. (1시간30분정도 소요)
이제 상운사 방향으로 내려서다 상운사~대동사를 거쳐 백운봉암문으로 갈 예정이다.
탐방로 없슴이라 되어 있지만 상운사 입구에서 대동사로 가는 지름길을 안다.
멀쩡하더니 기울어 지나 보다.
상운사 뒤로 염초봉이 멋스럽다.
당겨본 염초봉.
모노레일을 넘으면 바로 대동사로 연결되니 시간이 꽤 단축된다.
대동사 뒤로는 노적봉과 만경대가 보이는데 허연모습이 눈꽃의 기대를 갖게한다.
날씨만 맑았으면 환상일텐데...그래도 이런모습마저 경이롭다.
저 만경대 너머 어딘가에 오늘의 마지막 미션인 '입술바위'가 있겠지...
북한산...정말 서울근교의 멋지고 큰산이란걸 다시금 실감한다.
상운사와 대동사를 지나면 이곳과 연결된다.
쉼터엔 상고대를 감상하는 산객들이 제법 눈에 띄는데...연휴임에도 산객들이 꽤 많다.
복장을 보니 가벼운 산책복장에 배낭과 아이젠도 없이 온사람들도...위험한데.
어서 정상부능선으로 올라가고 싶다.
눈꽃은 아름답지만 등로는 반질반질 빙판이라 미끄럽다.
아직 아이젠을 하진않고 진행한다.
이곳....두번째 미션인 '아이젠커버 찾기'
새해 첫날 북한산 백운대 일출산행을 보러 오르다 이곳에서 아이젠을 착용했는데
그만 어둠속에 커버를두고 출발~
내용물이 없는 빈케이스라 혹시 있으려나 하고 찾아보는데...없다.
두번째 미션은 실패.....그냥 패쑤~
고도를 높일수록 환상적인 눈꽃풍경에 탄성이 나온다.
오늘 이런 모습을 기대하고 온거 아닌데 횡재한 느낌.
13:35분 백운봉암문 아래의 갈림길.
백운대도 가보고 싶지만 아직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가늠할수 없는
마지막 미션 '입술바위찾기' 미션이 남아있고 식사도 하기전이라 백운대는 패쑤~
안전을 위해 아이젠을 착용하고 용암문을 향해 출발한다.
올라오는 사람들...
힘은 들겠지만 환호소리도 그치지 않는다.
용암문 가는길은 많이 정비가 되고 계단도 설치되어 한결 수월해졌다.
백운대풍경
원효봉쪽은 정상부와는 또 다른 모습.
추운 날씨지만 어렵사리 인증샷 한장 부탁해서 찍고..
서벽밴드도 눈테두리를 두르고 있다.
한동안 감상을 한다.
입술바위는 백운산장에서 진입하거나 용암문아래쪽에서 진입할수 있는데
능선따라 진행하며 눈꽃감상도 할겸 용암문 쪽에서 진입하기로 한다.
그리고 길찾기도 그게 더 쉬울것 같기도 하고..
용암문 이정목을 만나는데. 어...용암문이 2.7km?
뭐가 잘못된거 같다. 내생각엔 여기서 1km도 안될거 같은데....
올겨울 눈꽃산행이 아쉬웠는데 북한산에서 이런 행운을...
노적봉과 뒤로는 의상능선
갑자기 시야에 장승이 들어오는데...
살아있는 나무에 이런 조각을 하다니 어떤 인간인지 정말 어이가 없다.
새해를 앞두고 "알파인산악회" 안전산행을 기원해보고...
14:15분 용암문에 도착한다.
시간관계상 바로 용암문탐방센타 방향으로 내려선다.
눈이 내려앉아 기이한 얼굴모양으로 바뀐바위.
14:30분 용암문에서 15분 정도 내려오니 입술바위 진입로가 나타난다.
산행기에서 보아두었던 바로 이곳..
그럼 저 바위가 김상궁 바위?
확인해보니 '김상궁바위'가 맞다.
나는 출입로를 찾으면 반은 성공한것 같은 느낌을 갖는데 이번에도..
비탐방구간이라 거시기 하지만 입술바위를 찾아 진입해 들어간다.
이런 바위를 지나고....
만경대에서 용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보며 진행한다.
왼쪽으로 가는 샛길 (약간 상방향)이 하나 나왔지만 공부한데로 거침없이 직진하니....
14:38분 제단터에 도착한다. (진입하고 10분이 채 안걸렸다)
공터가 넓고 제단은 눈을 뒤집어 쓰고 있다.
제단
제단옆의 바위를 돌아 오르면 된다고 알고 있다.
입술바위를 찾으면 식사를 해야지 했는데 배도 고프고 휴식도 할겸 제단터에서 식사를 한다.
식사 사진은 없다.
내세울게 없는 식단이라....
컵라면, 전투식량, 과일,소주1팩, 그리고 커피가 오늘의 점심...
추위로 겉옷을 덧입고 식사를 하는데 적막하기까지하다.
누군가 산객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끝까지 혼자였다.
자...30분정도 식사와 휴식을 했으니 이제 마지막 미션을 위해 힘을 내본다.
큰바위를 돌아 오르는데 길이 잘 보이지 않아 어렵사리 예상해서 찾으며 진행해간다.
혹을 달고 있어 기이한 모습인 나무를 지나고...
가끔은 나무에 달린 표지기를 참고하기도 한다.
15:36분.
마지막 미션 '입술바위'가 눈앞에 떡 하니 나타났다.
제단터에서 10여분 걸린셈이다.
입술바위를 확대해본다.
아무도 없어 혼자 인증샷겸 입술놀이 한번 하고...
입술바위 옆은 유두바위? ㅎㅎ
입술바위 앞쪽 풍경 (이곳으로 올라옴)
이제 입술바위 옆에 있다는 낙화암장으로 가본다.
이런 기암들을 몇개 만나며 50미터정도 이동하면 낙화암장.
비둘기?
낙화암장...아마 암벽등반을 하던 곳인듯 하다.
낙화암장은 한쪽면의 색이 다른게 특징.
다시 입술바위로..
한번 더 입술바위를 보고 윗쪽으로 오른다.
북한산은 정말 거대한 암산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오늘 이런게 자주 보인다...유두바위? ㅎㅎ
급경사를 오르니 이런 공터가 나오는데 아마 직진해서 오르면 백운산장으로 가게되나 보다.
왠지 백운산장으로 내려서는게 내키지 않아 오른쪽으로 난 등로를 따라 하산하는데..
이길을 따른게 고생길이 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아마 도선사방향 하산길을 인지 못하고 잘못 내려서....
어느덧 시간이 오후 4시를 넘고있다.
눈이 내려앉은 기암들을 보니 즐거운데..
사실은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조심하며 진행중이다.
이사진은 유순해 보이지만 잘 보이지 않는 길때문에
무작정 길을 만들고 찾으며 내려서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지도와 지형으로 판단해보니 아마 백운산장을 한참지나 아랫쪽으로 바로 내려서는듯하다.
길인듯 아닌듯한 하산을 하다보니 납골당같은 것을 보게된다.
북한산에 납골당이 있을리가 없는데..
혹시 몇년전 추모비를 만든다던 그게 아닐까 생각하고 가본다.
맞다..그 추모비.
북한산과 도봉산등 등반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을 추모하는 추모비가 난립하여
하나로 모아 합동추모비를 만든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어쩌다보니 이곳으로 내려왔다.
가끔은 절벽에 급경사....어떻게 내려왔는지 섬뜩한 기분이 드는 하산길이었다.
'산악인추모비'라고 되어 있다.
한바퀴 돌며 가신분들의 명복을 빌어 드리고...
나중에 기사를 찾아보니 2008년 7월에 제막한걸로 되어있고..
14좌 완등 하나를 앞두고 낭가파르밧에서 산화한 故 고미영대장도 잠들어 있다고...
산악인 추모비는 사전 허가후 참배가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이곳에서 백운탐방센타가 직접 보이니 하산은 거의 완료한셈.
16:40분. 백운탐방센타 전경.
북한산을 다녀도 이쪽으로는 오래전에 와본적이 있지만 생소하다.
도선사를 왕복하는 버스가 있지만 신도만 탑승가능이라 되어있다.
우이분소까지 1.7km를 걸어간다.
붙임바위를 지나고...
차도 옆으로 하산하는길이 잘 되어있다.
17:20분 우이분소에 도착해서야 산행이 온전히 끝난다.
6시간20분이 걸린 산행인데 미션중 허준동굴과 입술바위를 찾아서 다행이고
기대하지 않았던 눈꽃산행을 즐겨서 무척 행복한 시간이었다.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 식당으로 들어가 굴떡국을 주문해본다.
반주로 쐬주한병...마실 자격은 있는거 같아서 ㅎㅎ
모르고 들어왔는데 이곳이 암벽산악회 아지트인가보다.
암벽사진이 많고..주인장과 얘기해보니 암벽을 좋아하신다고.
바로앞의 한팀은 암벽에 대한 얘기중인데 요즘 한창 의욕이 불타는 여성회원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선배의 모습...이 보기좋다.
식당을 나서는데 눈에 띄는 액자가 하나 있다.
산악인이 애용한다는 '통나무식당'에서 하루 산행을 마치고 귀가,
(효자비~허준동굴~북문~백운봉암문~용암문~김상궁바위~입술바위~우이분소)
(입술바위 진행로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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