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갑사....
친구들과 만추의 가을을 느껴보자고 한곳.
며칠전부터 비가 예보되었지만 다행히 갑사로 접어드는길에 비는 내리지 않고 있다.
서울,인천,충청,전라,경상도에서 친구들이 갑사로 모여들었다.
우리의 계룡산산행은 이렇게 시작된다.
갑사입구는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다.
우리일행 13명은 수정산장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ㅁ 산행일시 : 2014. 11. 1 (토) 10:00 ~ 17:00 / 7시간 (알파인산악회 13명)
ㅁ 산행코스 : 갑사탐방센타 ~ 남매탑 ~삼불봉 ~ 자연성릉 ~ 관음봉 ~연천봉 ~ 연천봉고개 ~ 갑사탐방센타 (11km)
교직에 계신 친구부인(왼쪽)은 학창시절의 <갑사가는 길>을 떠올리며 그 길을 걷고 싶어하셨다.
오늘이 바로 그 D -DAY.
오른쪽의 친구부인은 중국의 호도협 트레킹을 같이했는데 28밴드 말을 탄 주인공이시다. ㅎ
진주에서 한걸음에 달려왔으니 친구들이 그리웠던가..
비는 내리지 않지만 나뭇가지에 매달린 이슬방울이 촉촉한 느낌을 준다.
계룡산 갑사....
동학사는 몇번 다녀간 기억이 생생한데 갑사는 언제였던가 기억이 가물거린다.
갑사연혁
통일신라시대에는 오악(五嶽) 中 서악(西嶽), 고려시대엔 묘향산(妙香山) 상악(上嶽), 지리산 하악(下嶽)과 더불어 3악중(三嶽中) 중악(中嶽)으로 일컬어지는 명산 계룡산(鷄龍山)의 서편 기슭인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에 위치한 갑사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입적하고 400년 지나 인도를 통일한 아쇼카왕이 부처님의 법을 널리 펼치고자 큰 서원을 세우고 사리보탑에 있던 부처님의 사리를 동서남북을 관장하는 사천왕들로 하여금 마흔여덟 방향에 봉안케 하였다. 이때 북쪽을 관장하던 다문천왕(비사문천왕)이 동방 남섬부주 가운데서도 명산인 계룡산의 자연 석벽에 봉안한 것이 지금의 천진보탑이다. 그 후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신라최초 사찰인 선산 도리사(挑李寺)를 창건(創建)하시고 고구려로 돌아가기 위해 백제땅 계룡산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이때 산중에서 상서로운 빛이 하늘까지 뻗쳐오르는 것을 보고 찿아가 보니 천진보탑이 있었다. 이로써 탑 아래에 배대(拜臺)에서 예배하고 갑사를 창건하였는데, 이때가 420년(백제 구이신왕 원년)이다. 556년(위덕왕 3년) 혜명대사가 천불전(天佛殿)과 보광명전(普光明殿) 대광명전(大光明殿)을 중건하고,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천여 칸의 당우를 중수하고 화엄대학지소를 창건하여 화엄도량의 법맥으로 전국의 화엄10대 사찰의 하나가 되어 국중대찰(國中大刹)로 크게 번창되었다.
887년(진흥왕 원년) 무염대사가 중창한 것이 고려시대까지 이어졌으며, 임진왜란 와중에도 융성하였으나 1597년 정유재란(선조 30년)으로 많은 전각들이 소실된 것을 1604년(선조 37년) 사승(寺僧) 인호 경순 성안 보윤 등이 대웅전과 진해당을 중건했고, 1654년(효종5년)에는 寺僧 사정 신징 경환 일행 정화 균행 등이 중수하였으며, 이 후에도 부분적인 개축과 중수를 거쳐 1875년(고종12년)에 대웅전과 진해당이 중수되고 1899년 적묵당이 신축되어 오늘에 전해지고 있고, 조선 후기 들어 새롭게 조성된 불상과 탱화 경판이 남아있다. 또한 갑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장 영규대사를 배출한 호국불교 도량으로도 유명한 유서 깊은 고찰로써 그의 활약상은 범우고 등에 잘 나타나 있다.
내린 비로 갑사계곡의 수량이 여름철을 방불케한다.
배낭을 매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걸 보니 갑사가 좋은 탐방코스임이 분명하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들의 모습도 정겹기만 하고...
갑사는 가는 시간이 아쉬운듯 그렇게 가을을 꼭 끌어안고 있다.
오늘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갑사를 마음껏 느껴보시길...
교직자 집안이라 느낌이 다른 친구들과 사뭇 다른듯...
원점회귀 산행이라 갑사는 하산길에 보기로 하고 걸음을 옮기니 용문폭포에 닿는다.
전역후 세종시에 거주하게 된 친구가 답사도 하고 안내를 해줘서 편안한 산길인데
바지런한 성격처럼 어느새 폭포옆에 가 있다.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금잔디고개를 향해 걷는 일행들.
비 예보 때문이었을까 산객이 적어 한산하다.
가까운곳이야 잘 보이지만 오늘의 조망을 안타깝게 만드는 안개가 자욱하다.
비가 내리지 않는것만으로 만족이지만 욕심은 한없어 산행중 조망까지 기대를... ㅎㅎ
오늘의 여성회원들 모임.
노란단풍과 썩 잘 어울리는듯...
산사도 안개속에 부끄러운듯 모습을 감추고 있다.
느릿느릿 산행시작후 한시간이 지날무렵 잠시 휴식시간을 갖는다.
이런저런 안주꺼리와 막걸리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래도 뭐 어떠랴..우리끼리만의 산행인데.
좋은 단풍을 만나면 인증샷도 하고...
어째 안개는 더 심해지는것 같다.
금잔디고개로 오르는 길은 급경사라 높은습도에 땀이 많이 흐른다.
아뭏든 11:30분경에 금잔디고개에 올라선다.
다른팀이 보이는데 안개속이라 풍경은 보이는게 없다.
바쁜일과로 요즘 산행이 좀 뜸했던 친구가 헉헉거리며 마지막으로 올라오고..
두타산에서 지갑을 분실했다 극적으로 찾은 친구가 오늘은 등산화를 분실...ㅠㅠ
출발지에서 운동화를 신고 마트입구 계단에 등산화를 내려놓고 물건을 샀는데 잊고 온것.
전화로 확인을 하니 분실로 결론
이제 남매탑으로 이동한다.
12:09분 남매탑에 도착하니 이곳도 안개속이다.
오랜만에 보는 남매탑..
남매탑 바로 아래 상원암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어릴적 기억속의 탱자나무.
학교 울타리는 모두 탱자나무 였던것 같다.
식사준비
음식이 많다.
친구들을 만나러 오는 마음이 묻어나는 장면이다.
느긋하게 13명의 친구들은 식사를 즐기고..
동학사로 가는길,
당초 동학사에서 산행을 시작 갑사로 가려했으나 차량 회수문제로 갑사 원점회귀로 변경.
남매탑을 떠나 다시 삼불봉삼거리에 오른다.
동학사에서 남매탑을 본후 체력이 있으면 오르는곳이 삼불봉정도인듯하다.
남매탑에서 삼불봉은 거리가 500미터에 20분정도 소요.
삼불봉에서...
이제 삼불봉에서 관음봉까지 자연성릉길을 걷는다.
이곳의 풍경을 보고 싶었는데....
정말 보이는게 전혀 없다..
그래서 오늘 산행은 사람들이 주피사체가 되는 산행이다.
멋진 소나무를 만나면 부부사진 콘테스트도 하고..
간식도 먹으며 최대한 시간을 늦춰보지만 안개는 걷힐줄을 모른다.
나도 인증샷한컷 남겨보고..
관음봉을 오를때쯤 앞서가던 여성산객이 힘들게 오르는 모습을 본다.
정말 난간을 잡고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ㅎㅎ
14:40분 관음봉에 도착.
딸을 잘 키워 사법고시 패스시킨 든든한 아빠....부럽네 친구~
항상 같이하는 전문산악인 친구가 오늘은 좀 다른 행보를 보인다.
같이 어울려 잘 마시지도 않고....어제 과음?
관음봉엔 산객들이 좀 많아 한참을 기다려 인증샷을 한다.
친구들이 다른팀 사진 써비스를 하는데 간간히 내리는 비로 미끄럽고 위험하다.
이곳은 난간등 안전대책을 좀 해야할것 같다. 빨간모자 친구뒤로 낭떠러지..
관음봉을 떠나 이제 연천봉으로 향한다.
자연성릉의 안개는 너무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을 기약해야...
내린비로 일부구간은 무척 미끄럽다..조심조심..
연천봉고개에 도착...
조망도 없었는데 힘들어도 연천봉에는 올라야지.... 전원 연천봉으로 유도~
오늘 처음으로 보는 조망이다 ㅋㅋ
산그리메가 이리도 아름다웠던가 ㅎㅎ
어렴풋이 단풍계곡도 보이는데 날씨가 좋았더라면 절정의 단풍으로 환상이었을 듯.
15:23분 연천봉에 올라선다.
조선의 멸망을 예언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얼마전 중령으로 예편한 친구...이번에 답사가 고맙고~
웬 콜라병인가 했더니 <가시오가피주>란다.
여기서 호도도 까먹고...땅콩도 까먹고 재밌는 이야기들로 한참을 쉰다.
3시반에 백숙을 예약했는데 5시로 연기..ㅋ
다시 연천봉고개로 내려와 갑사로 하산을 하는데 우리일행이 대부분.
기대했던 날씨가 이제서야 서서히 개기 시작한다.
계곡을 만나니 늦었지만 그냥갈 수가 없다.
계곡물이 너무 차가워서 오래 견디기가 힘든다. ㅎ
드디어 갑사에 다시 도착했다.
경내를 돌아보며 진행한다.
수정식당에 도착하니 사장님이 파전을 부치고 계신다.
한식대첩에 출전하셨다고 들었는데...
계룡도령께서 말씀해서 백숙을 특별히 신경써서 만드셨다고..
백숙이 잘 삶아져 부드럽고 맛이 좋다.
밤막걸리가 불티나게 나간다. ㅎㅎ
식사를 느긋하게 즐기고 모두 왔던 안식처로 되돌아가고...
다음에 또 다른 산행에서 함께하기로....
안개가 너무 야속한 산행이었지만
비가 내리지 않은걸로 만족하고 은행나무 숲을 만난것도 좋았다.
(갑사탐방센타~금잔디고개~남매탑~삼불봉~자연성릉~관음봉~연천봉~갑사탐방센타)
학창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며 갑사가는길 전문을 옮겨본다.
이상보의 <갑사 가는 길>
지금은 토요일 오후, 동학사(東鶴寺)엔 함박눈이 소록소록 내리고 있다.
새로 단장(丹粧)한 콘크리트 사찰(寺刹)은 솜이불을 덮은 채 잠들었는데, 관광(觀光) 버스도 끊인 지 오래다.
등산복 차림으로 경내(境內)에 들어선 사람은 모두 우리 넷뿐, 허전함조차 느끼게 하는 것은 어인 일일까?
대충 절 주변을 살펴보고 갑사(甲寺)로 가는 길에 오른다.
산 어귀부터 계단으로 된 오르막길은 산정(山頂)에 이르기까지 변화가 없어 팍팍한 허벅다리만 두들겼다.
그러나, 지난 가을에 성장(盛裝)을 벗은 뒤 여윈 몸매로 찬바람에 떨었을 나뭇가지들이, 보드라운 밍크 코트를 입은 듯이 탐스러운 자태(姿態)로 되살아나서 내 마음을 다사롭게 감싼다.
흙이나 돌이 모두 눈에 덮인 산길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는 우리들은, 마치 북국(北國)의 설산(雪山)이라도 찾아간 듯한 아취(雅趣)에 흠씬 젖는다.
원근(遠近)을 분간(分揀)할 수 없이 흐릿한 설경(雪景)을 뒤돌아보며, 정상(頂上)에 거의 이른 곳에 한일자(一字)로 세워 놓은 계명정사(鷄鳴精舍)가 있어 배낭을 풀고 숨을 돌린다.
뜰 좌편 가에서는 남매탑(男妹塔)이 눈을 맞으며 먼 옛날을 이야기해 준다.
때는 거금(距今) 천 사백여 년 전, 신라(新羅) 선덕 여왕(善德女王) 원년(元年)인데, 당승(唐僧) 상원 대사(上原大師)가 이 곳에 와서 움막을 치고 기거(起居)하며 수도(修道)할 때였다.
비가 쏟아지고 뇌성벽력(雷聲霹靂)이 천지(天地)를 요동(搖動)하는 어느 날 밤에, 큰 범 한마리가 움집 앞에 나타나서 아가리를 벌렸다.
대사(大師)는 죽음을 각오(覺悟)하고 눈을 감은 채 염불(念佛)에만 전심(專心)하는데, 범은 가까이 다가오며 신음(呻吟)하는 것이었다. 대사가 눈을 뜨고 목 안을 보니 인골(人骨)이 목에 걸려 있었으므로, 뽑아 주자, 범은 어디론지 사라졌다.
그리고, 여러 날이 지난 뒤 백설(白雪)이 분분(紛紛)하여 사방을 분간(分揀)할 수조차 없는데, 전날의 범이 한 처녀(處女)를 물어다 놓고 가버렸다.
대사는 정성(精誠)을 다하여, 기절(氣絶)한 처녀를 회생(回生)시키니, 바로 경상도(慶尙道) 상주읍(尙州邑)에 사는 김 화공(金化公)의 따님이었다.
집으로 되돌려 보내고자 하였으나, 한겨울이라 적설(積雪)을 헤치고 나갈 길이 없어 이듬해 봄까지 기다렸다가, 그 처자(處子)의 집으로 데리고 가서 전후사(前後事)를 갖추어 말하고 스님은 되돌아오려 하였다.
그러나, 이미 김 처녀는 대사의 불심(佛心)에 감화(感化)를 받은 바요, 한없이 청정(淸淨)한 도덕(道德)과 온화(溫和)하고 준수(俊秀)한 풍모(風貌)에 연모(戀慕)의 정(情)까지 골수(骨髓)에 박혔는지라, 그대로 떠나 보낼 수 없다 하여 부부(夫婦)의 예(禮)를 갖추어 달라고 애원(哀願)하지 않는가?
김 화공 또한 호환(虎患)에서 딸을 구원(救援)해 준 상원 스님이 생명(生命)의 은인(恩人)이므로, 그 음덕(陰德)에 보답할 길이 없음을 안타까와하며, 자꾸 만류(挽留)하는 것이었다.
여러 날과 밤을 의논한 끝에 처녀는 대사와 의남매(義男妹)의 인연(因緣)을 맺어, 함께 계룡산(鷄龍山)으로 돌아와, 김 화공의 정재(淨財)로 청량사(淸凉寺)를 새로 짓고, 암자(庵子)를 따로 마련하여 평생토록 남매(男妹)의 정으로 지내며 불도(佛道)에 힘쓰다가, 함께 서방 정토(西方淨土)로 떠났다.
두 사람이 입적(入寂)한 뒤에 사리탑(舍利塔)으로 세운 것이 이 남매탑(男妹塔)이요, 상주(尙州)에도 또한 이와 똑 같은 탑(塔)이 세워졌다고 한다.
눈은 그칠 줄 모르고, 탑에 얽힌 남매(男妹)의 지순(至純)한 사랑도 끝이 없어, 탑신(塔身)에 손을 얹으니 천 년 뒤에 오히려 뜨거운 열기(熱氣)가 스며드는구나!
얼음장같이 차야만 했던 대덕(大德)의 부동심(不動心)과, 백설(白雪)인 양 순결(純潔)한 처자의 발원력(發願力), 그리고 비록 금수(禽獸)라 할지라도 결초심(結草心)을 잃지 않은 산중 호걸(山中豪傑)의 기연(機緣)이 한데 조화(調和)를 이루어, 지나는 등산객(登山客)의 심금(心琴)을 붙잡으니, 나도 여기 몇일 동안이라도 머무르고 싶다.
하나, 날은 시나브로 어두워지려 하고 땀도 가신지 오래여서, 다시 산허리를 타고 갑사로 내려가는 길에, 눈은 한결같이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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