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청옥산은 마음한켠에 항상 자리잡고 있었지만 쉽사리 가지 못했다.
블친의 산행기로 아쉬움을 달래던 중 친구들 몇명이 의견을 모아 산행을 추진한다.
거리가 멀고 볼거리가 많은곳이니 무박으로 진행하기로....
하지만 어이없는 실수로 대형알바를 한다.
ㅁ 산행일시 : 2014. 9. 20 (토) 05:00 ~ 18:50 / 13시간 50분 ( with 알파인산악회 7명)
ㅁ 산행코스 : 무릉계곡관리소 ~ 두타산정상 (1353m) ~ 박달령 ~ 박달골 ~ 쌍폭 ~삼화사 ~원점
9.19일 금요일 밤 24시에 6명의 친구와 부인1명등 7명이 차량2대에 분승 동해로 출발한다.
새벽이라 휴게소에 들렀으나 식사준비가 안되어 있다.
유명 명승지라 무릉계곡에 식사할곳이 있겠지..라고 쉽게 생각하고 04시10분 주차장에 들어선다.
그러나 칠흑같이 어두운데 식당불빛은 없다.
식사는 포기하고 수면부족을 해소차 잠시 눈을 붙이고 04시50분에 산행을 준비 05:00시에 산행 출발한다.
배낭의 먹거리로도 산행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항상 넉넉하게 준비하니 ㅋㅋ)
05:25분
어둠속에 무릉반석과 삼화사를 지나니 땀이 나기 시작해 복장을 정비하고..
어둠속에 보이는건 없다.
장거리산행이라 페이스를 조절하며 천천히 등로를 오르는데 이정목을 만난다 (05:57분)
우리가 가려는 코스는 두타산성을 거쳐 정상으로 가는것인데 박달령? 쌍폭포?
갈림길을 지나온듯 해서 지도를 확인하니 많이 지나왔다..어이가 없다.
앞서가던 친구는 벌써 쌍폭포 전망대에 도착했다고...
선두를 불러 계란과 오이로 간단히 간식을 하고 속된말로 빽도를 한다.
오늘 산행은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하다.
두타~청옥의 속살도 보고, 바닷가 회로 뒷풀이도 하고 느긋하게 귀경예정.
이때까지도 별문제로 생각지도 않았다.
갈림길로 되돌아 가는도중 날이 밝아 무릉계곡이 아름다운 모습을 선보인다.
바로 이곳.
두타산 능선길이 아닌 박달골로 잘못 진행한것을 알고 갈림길로 되돌아 가면서 결정적인 실수를 한다.
몇백미터만 더 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산악회의 리본과 길이 보이고 계단도 보인다.
오늘따라 시력도 좋다......
이 계단을 따라 오르면 갈림길에서 두타산성 오르는 길과 만날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이쪽으로 리딩을 하며 오늘 고행길이 시작된다.
아... 몇백미터만 더 내려 갔더라면~
길이 잘 나있어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극도의 긍적적인 마인드로 치고 오른다.
뒤돌아 무릉계곡을 보니 아침햇살을 받아 멋진 바위가 빛을 낸다.
아직 능선의 윤곽을 확인못해 보이는게 어떤 봉우리인지 정확히 알수는 없고 그저 멋진 풍광을 감상한다.
새며느리밥풀꽃이 한창이다.
두타,청옥 두산을 상징하는 무릉계는 중국의 무릉도원 같은 선경이라 그리 이름지어 졌다는데..
사람얼굴 형상의 바위까지..
등산로라고 매달린 이정표는 더 확신을 준다.
06:45분 (1시간45분이 지난시간)
전망바위에 오르니 멀리 어둠속에 지나온 삼화사가 보인다.
이곳에서 오른쪽과 직진길로 갈리는데 우리는 직진했고...나중에 이곳으로 돌아와 다른길로 가게된다.
조금더 가니 암벽등반을 한듯한 바위를 만난다.
07:00시경.
계속진행하여 오른쪽 두타산 능선길로 가는 길을 찾는데...
앞에는 커다란 암벽이 가로막고 오르는 길은 없고 내려가는 길만 보여 당황스럽다.
(나중에 이 내려가는 길이 맞다는걸 알게 되었지만 너무 시간이 많이 흐른뒤)
고민끝에 되돌아 가기로 결정하고 혹시 길을 놓쳤나 찾기로 한다.
그 와중에도 암벽사이의 샘물을 보기도 하며 여유를 부린다.
삼화사를 바라보던 곳에서 다른길이 있어 그길을 따라 계속 진행한다.
어떤 난관이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갈림길은 없었으니 길이 맞다고 확신하고..등로도 확연하다.
07:20분경 가다가 전망이 좋은 너른바위를 만나게 되고
출발한지 2시간반이 되어가고 길이 험하니 벌써 꽤 지친상태.
얼마전 전역한 한 친구가 어차피 이렇게 된바에야 아침도 못먹었으니 요기좀 하고 힘을 내자고 한다. 콜~
이곳에서 라면을 3개 끓이고, 양념주물럭으로 요기도 하고 한잔 한다.
바위가 평평한게 정말 좋다. 거기다 풍경까지 그만이니 신설놀음 같다.
다가올 난관은 알지못하고 즐겁게 먹고 마신다.
지금 가는길이 능선으로 붙을거라고 철썩같이 믿고..
멋진 암벽과 폭포
요기를 한후 뱀머리같은 바위에서니 조망이 좋아 사진까지 찍고...
나중에 박달골로 하산하며 올려다보니 우리가 얼마나 위험한곳을 헤맸는지 전율이 흐른다.
청옥산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고적대, 갈미봉등 백두대간 능선길 마루금이 멋지다.
박달골이 아련히 내려보인다.
08:25분 현재
계속 진행하다 난관에 봉착한다.
산악회의 리본을 따라 길이 있어 이곳까지 왔는데 전면은 사진과 같고 이제 삼면이 막힌상태.
올라가는길을 찾으러 급경사를 올라가보지만 길은 없고 내려가는길도 없다. 낭떠러지...
길을 찾으려 위험한 급경사를 오르내리니 체력소모가 극심하다.
돌아가는 방법외에는 대책이 없어 보인다.
아마 이곳까지 리본이 있는것은 암벽타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인듯.(로프를 건 흔적이 보임)
다시 돌아서 요기를한 평평한 바위를 지나 삼화사를 바라보던 또 그곳으로 나왔다.
이곳에서 고민을 하다 늦었지만 일단 최초 출발지의 갈림길로 가기로 한다.
몇시간만에 출발지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자괴감이 짓누르지만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선다.
한참을 내려가는데 이길을 오르는 산객을 만난다.
오늘 처음 만나는 사람들...
인사를 하고 혹시나 해서 길을 물으니 그분들이 두타산 능선으로 붙는 길을 알고 있다고 한다.
설명을 들으니 우리가 돌아섰던 그길로 곧장가면 12폭포를 지나고 능선과 연결된다고....
그래서 또 다시 되돌아 샘물이 있던곳을 지나...
막다른 바위벽과 내려가는 길밖에 없어 되돌아섰던 그곳을 지난다.
우리가 돌아섰던 그곳을 좀더 가면 우회해가는 길이 있다.
우리에게 도움을 주신 두분.
현재시각 09:14분
이분들을 따라 두타산 능선길로 가는데.....멋진곳이 있으니 보고가라 권한다.
아..이곳이 산성 12폭포.
12폭포의 일부분이지만...건너편에 보이는 폭포가 장관이다.
폭포 왼쪽으로는 산객들이 있는 곳이 두타산성으로 보인다.
길을 찾고나니 가슴이 후련해진다.
그러나 벌써 정상에 도착했을 시간에 출발지를 헤맨꼴이다.
이제는 이끼도 멋지게 느껴지고...
로프구간을 두어군데 넘는다.
09:35분
드디어 12폭포를 직접 만난다.
이곳에서 두타산 능선길이 가까워 두분은 먼저 가고
우리는 이곳에서 지친몸을 좀 닦고 쉬기로 한다.
09:38분
정상적인 산행을 했다면 벌써 두타산정상에 오르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아직 능선에 닿지도 못하고 난코스를 헤매고 다니느라 체력이 다 소진된상태.
이곳에서 휴식을 좀 하고 산행을 위한 계획을 재점검해본다.
4시간정도를 알바에 헤맸으니 청옥산까지는 시간상, 체력상 좀 어려울수 있을것 같다.
일단 두타산정상까지 가기로 한다.
두타산까지도 여기서 3시간정도는 가야하니 악! 소리가 절로 난다.
친구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잘 넘겨주길 기대해본다.
폭포는 상당히 미끄럽다..아래는 당연히 낭떠러지니 조심해야..
나는 폭포옆의 야생화에 눈길이 자꾸 간다.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참 예쁘게 피어있다.
드디어 오전 10:00시경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
10시09분....곧 능선을 만나고 이정표도 보인다.
깔딱고개입구..
그렇다면 출발지인 무릉계곡관리소에서 1시간10분정도 걸리는 곳인데
우리는 이곳에 5시간이 걸려서 왔다 ㅠㅠ
실제 다른산객이 있어 물으니 9시경에 출발했다고
우리는 5시에 출발 ㅋㅋ
내려오는 한사람이 있어 물으니 가도가도 두타산 정상이 안나와 포기하고 내려가는 길이라고....헐~
맥이 빠진다. ㅎㅎ
우리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많이 지친상태라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가기로...
노란 미역취도 본다.
사진찍을때만 웃는것 같기도 하고...
드디어 두타산정상에서 청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이고..
오른쪽 커다란 둥그스런 정상이 청옥산(1403m).
청옥산이후 경사를 내려서면 망군대 그리고 약간 뾰족한 고적대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길.
산행7시간째...오전 12시가 되어가는시간
이제 모두들 지치고 힘든시간이지만 힘을 내 발걸음을 움직인다
12:00 정각 쉰움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갈림길위로 멋진 조망처가 보인다.
여기서 풍경감상과 사진촬영을 하고..
이제서야 두타산 정상이 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도 명성답게 쉽게 정상을 허락하지는 않겠다는듯 앞에 봉우리들을 거느리고 있다.
여로를 만나니 기분이 좋아진다.
정상부로 갈수록 고지대라 단풍이 조금씩 보이니 힘도 난다.
이제 정상 500미터.
하지만 지금부터 미지막 힘을 내야할 시간.
오르막없는 정상은 없으니까..
두타산의 위용
자...친구들 이제 젖먹던 힘까지 내보세~
앞의 친구는 얼마전 나와 북한산 13성문 종주하고 오늘 출전인데
본격 등반팀에 합류하며 그레고리 칸투어50 배낭과 스틱등등 새로 구입해서 출전했다.
평소 축구등 운동을 많이했고 산도 많이 다녀서인지 산행을 잘한다.. 숨은 실력자.
모싯대
12:56분 드디어 정상에 올라선다. 출발한지 거의 8시간만이다.
친구들 사진을 찍기위해 먼저 도착.
정상에서 제일먼저 반기는 둥근이질풀
난관을 뚫고 정상에 서는 친구들...대단하다.
출발한지 8시간이 걸렸고.
그 8시간이 보통 험난한것이 아니었으니.....
예상외로 사람들이 적은틈에 도착한듯하다.
여유있는 인증샷 타임이 좋다.
보수좀 하지...국내 최고의 산이라는 두타산인데..
청옥산 3.7km가 눈에 들어온다.
좀 있다 회원들과 얘기를 해봐야겠다. ㅎㅎ
가려는 사람이 있을지....시간도 시간이지만 다들 너무 지쳐있어서...
댓재는 고도가 810미터라 댓재에서 출발하면 두타산 청옥산 타기가 수월하지만
무릉계곡은 고도가 150미터라 1200미터를 치고 올라야 하니 두타산 오르기가 힘이 많이 든다.
청옥산 가는길에는 백두대간길 답게 표지기가 많이 달려있다.
두타산정상에서 구절초가 정말 예쁘게 핀 가족을 만난다.
이제 오늘 처음으로 밥을 구경한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육회비빔밥과 돼지두루치기, 그리고 라면...꿀맛이 따로없다.
추석이후에 고기는 재고처리중이라 좋은 육회고기를 구하기 힘든데
싱싱한 육회 사느라 애쓰신 친구부인....감사~~
식사후 정상을 둘러본다.
샘물에 물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정표가 재밌다.
30m라 표기된 이정표 밑에 곱하기4라고 쓰여있다...ㅎㅎ
누군가 아마 실제 가보니 엄청 멀었던듯..
식사하는동안 정상에 산객들이 엄청 늘어났다.
외국인들도 많이 보이는걸 보니...두타산이 국제적인 명산?
고산답게 날씨변화가 심하다.
무대의 스크린을 닫히듯 안개가 넘어온다.
14:20분경 식사를 마치고 박달령을 향해 출발한다.
청옥산 얘기를 꺼내니 다들 안된다고(시간관계상?)
사실 박달령에서 청옥산까지는 40분정도의 거리로 그리 멀지 않은데....
오늘 원정산행에 처음 출전한 두 친구.
왼쪽은 특공대 출신, 오른쪽은 얼마전에 예편한 친구.
마가목열매가 탐스럽지만 낭떠러지라 접근할수가 없다.
15:24분 두타산에서 1시간정도만에 박달재(령)에 도착한다.
청옥산 가자는 사람이 없고 시간이 지체된 관계로 하산 인증샷~
청옥산 가는길.
박달령에서 무릉계곡으로 하산하는길은 한마디로 비추다.
급경사에 자갈돌이 미끄러워 안전하게 천천히 하산하니 속도가 안난다.
비가 내리면 이길은 안다니는게 상책일듯.(출입통제도 하는것 같다)
나는 대청봉에서 오색으로 내려가는길을 싫어하는데 이길에 비하면 양반이다.
16:41분 물이 있는 계곡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모두 땀을 씻고, 한친구는 출발때 지갑을 분실했는데 습득신고가 된게있어 먼저 내려간다.
지갑을 어디서 빠뜨렸는지 확실히 알지 못했는데
하루가 지난 오늘 동해파출소에서 습득신고자 연락처가 와서 해결이 되었다는데..
주차장에서 몸풀때 빠뜨린것 같다..
습득한 사람은 산객일 가능성이 높은데 산사람의 마음을 알수 있는것 같아 기분이 좋다.
17:38분 쌍폭포에 도착한다.
시간이 지체되어 서둘러 하산하지만 길이 험하고 시간이 꽤 걸린다..
지도에는 박달령에서 1시간반정도라고 되어 있는데 2시간정도 걸린셈이다.
아침에 선두는 이곳까지 진행했었다.
이게 선녀탕?
아침에 어둠속에서 어렴풋이 보았던 안내판...두타산이란 글씨를 보고 지나쳤었다 ㅎㅎ
이 안내판을 놓친것이 오늘 산행이 틀어진 원인....보긴 했으되 그냥 무심코 지나쳐서....
이 이정표가 있는곳에서 왼쪽으로 올라야 두타산 정상가는 능선길인데
우리는 어둠속에 직진하는 실수를 했다.
밝은데서 보니 이렇게 생겼다.
내 잘못이지만 중요 갈림길 이정표에 대해 불만이 좀 생긴다. ㅎㅎ
두타산 가는 이정목만 따로 세웠으면..
학소대
좀 지체 되었지만 이왕 늦은것 삼화사 경내도 둘러본다.
무릉반석을 끝으로 사진촬영을 끝낸다.
무릉계곡 주차장에 도착하니 18:50분...무려 13시간50분의 산행을 마치게 된다
오늘 산행은 어이없는 실수로 고행길이 되고 말았다.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하니 개의치 말라는 말들을 해주니 더....
14시간의 힘든산행을 하고 보니 이제 어떤산도 두렵지 않다는 친구도 있으니 실패한 산행만은 아닌듯...ㅎㅎ
아마 잊지못할 산행의 한페이지가 되리라.
(참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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