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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재 정관식의 산행 & 전원생활
♣산행앨범/경상&전라도

내가 만난 지리(智異) 10경

by 송재(淞齋) 정관식 2022. 7. 31.

지리10경이..

노고운해(老故雲海), 직전단풍(稷田丹楓), 반야낙조(般若落照), 벽소명월(碧宵明月), 불일폭포(佛日瀑布), 세석(細石)철쭉, 연하선경(烟霞仙境), 천왕일출(天王日出), 칠선계곡(七仙溪谷), 섬진청류(蟾津淸流)

 

 

 

광대무변(廣大無邊)하게 펼쳐진 산자락, 여인네들 치마 주름처럼 아름답게 휘감아 도는 능선,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하게 느껴지는 계곡들, 유장한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풋풋한 생기를 잃지 않은 원시림, 속박을 거부하는 몸짓으로 날고뛰는 동물들, 그리고 선계(仙界)를 드러내듯 장엄하게 펼쳐지는 운해(雲海)..... 이것이 지리산의 전부인가?

아니다.

지리산은 사시사철 독특한 풍류로, 계절마다 천차만별의 변화로 우리의 영혼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지리산의 뚜렷한 개성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풍광(風光)들을 10경(景)으로 묶어낸 것도 진정 이 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일 터. 여기 지리산을 찾는 이들이 놓치지 않아야 할 신비한 경관을 감상해보자.

 

 

 

 

-제1경 천왕일출-

 

 

2017년 새해 첫날 천왕봉에서 만난 일출.

 

 

회색 빛 구름바다 저 멀리 동녘 지평선 위에 서기(瑞氣)가 어리기 시작해

붉은 광채가 길게 번져나 가고 극광(極光)이 퍼지면

원시의 개벽을 보는 것 같아 장엄하기만 하다.

역광으로 반사되는 은빛 구름에 봉우리만

까만선을 그리며 자태를 드러내고

세상은 천연 커튼이 열리면서 지리산의 판타지는 시작된다.

 

 

 

 

-제2경 노고운해-

 

 

2012.5.4일 화대종주하며 노고단에서 만난 운해

 

 

지리산 서쪽, 해발 1507m의 높이로 솟아있는 노고단은

이 산의 수많은 봉우리들 중에서도 영봉(靈峰)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화엄사 계곡을 따라 오르는 10㎞의 노고단 산행 코스는

중간부터 가파른 길이 이어져 숨이 턱턱 막히기도 하지만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경관은

4시간 남짓의 힘든 산행을 한층 뿌듯하게 해줄 만큼 장엄하다.

특히, 노고단 아래 펼쳐지는 '구름 바다'의 절경(絶景)은

가히 지리산을 지리산답게 만드는 제1경(景)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제3경 반야낙조-

 

 

2012.5.4일 화대종주중에 반야봉에서..

 

반야봉은 여러번 갔지만 아직 낙조를 만나지못했다.

지리10경중 하나남은 반야낙조는 언제쯤 볼수 있으려나...

 

 

아래는 반야낙조 자료사진

 

해발 1,751m로 지리산 제2봉인 반야봉은

노고단에서 바라보면 마치 여인네의 젖가슴처럼 봉긋 솟아있는 봉우리다.

노고단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3시간 30분 가량의 산행 코스인 반야봉은

사방이 절벽 지대로 고산(高山)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반야봉에 오르는 기쁨은 낙조(落照)의 장관에서 찾는다.

때로는 구름 바다를 검붉게 물들이며,

때로는 마지막 정염(情焰)을 불사르듯 선홍(鮮紅)의 알몸으로

서서히 스러지는 태양과 마주하는 순간,

사람들은 아득히 먼 시원(始原)의 날에 시작된

한편의 장엄한 드라마가 끝난 듯한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제4경 벽소명월-

 

 

2012. 9. 1일 친구들과 지리산종주하며.

 

 

「어두운 밤, 숲 뒤의 봉우리 위에 만월이 떠오르면

그 극한의 달빛이 천지에 부스러지는 찬란한 고요는

벽소령(碧宵嶺)이 아니면 볼 수 없다」고 어느 시인은 노래하고 있다.

심산유곡 고사목과 밀림속에서

허공에 걸린 달을 쳐다보면 여기가 바로 선경이 아닌가 싶다.

 

 

 

 

 

-제5경 연하선경-

 

 

2018.1.1일 새해 첫 산행에서..(중산리~천왕봉~연하선경~거림)

 

 

고색 창연하게 이끼 낀 기암괴석 사이에 향기높은

기화요초(琪花搖草)가 철따라 피어나는 선경으로

위에는 자연고사목 지대가 펼쳐져 있고

아래로는 수백 년이 지나도 푸르름을 자랑하는 원시림이 가득 하다.

 

 

 

 

-제6경 불일현폭-

 

 

2022.7.30일 삼신봉 우중산행중에..

 

 

금강산을 방불케 하는 청학봉(淸鶴峰과) 백학봉(白鶴峰) 사이의

험준한 골짜기 속의 깊은 낭떠러지 폭포로

오색 무지개가 걸리고 백옥 같은 물방울이 서린다.

60m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장쾌한 폭포 소리가

온몸을 파고드는 냉기는 몸과 마음이 얼어 붙는 긴장감을 느낀다.

 

 

 

 

-제7경 피아골단풍-

 

 

2013.10.27일 친구와 함께..

 

 

구례 읍내를 거쳐 하동쪽으로 난 길을 달리는 기분은

어느 때고 상쾌하기 이를 데 없다.

읍내에서 출발해 10여분을 달리다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의 경계인

외곡리에 이르면 소담스런 소나무 숲이 보인다.

구불구불 산길을 헤치며 피아골로 향하는 도중에 만나는 풍경도 장관이다.

 

 

 

 

-제8경 세석철쭉-

 

 

봄이면 난만(爛漫)히 피어나는 철쭉으로 온통 꽃 사태를 이루는 세석평전은

30리가 넘는 드넓은 평원으로 남녘 최대의 고원이다.

지리산 철쭉은 조정래의『태백산맥』의 처절하도록 서럽게

그러나 꺾이지 않는 의지의 화신(化身)으로 등장하는 진달래와 더불어

봄의 지리산을 단장하는 명물로 뭇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제9경 칠선계곡-

 

 

2022.9.19일 칠선계곡 단독산행(칠선계곡 올라가기 참여)


천왕봉에 뿌리를 둔 급류가 절벽을 뚫고

깊은 계곡을 이루는 우리나라 3대계곡 중의 하나로

칠선동(七仙洞)에서부터 계곡은 오를수록 선경으로 장관을 이룬다.

 

 

 

-제10경 섬진청류-

 

 

2023.10.18일 친구와

지리산 천왕봉 산행후에 만난 섬진강..

 

산이 높으면 물도 맑다.

지리산을 남서로 감돌아 남해에 이르는 섬진강(蟾津江)은

그 물이 맑고 푸르러 한 폭의 파란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하고

강 양쪽에 펼쳐진 백사장도 하얀 명주천을 깐 듯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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