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르스란 녀석때문에 온나라가 시끄럽다.
현충일 산행을 쉬고 회사행사에 참여하는데 다음날인 6.7일은 어디라도 가서 머리를 식히고 싶다.
친구에게 산행지 선정 전권을 줄테니 같이가자 했더니 꺼내든 카드가 영월의 쇠이봉...
지도를 찾아보니 산악회에서 간적이 있는 영월 목우산과 이어지는 오지산이다.
ㅁ 산행일시 : 2015. 6. 7 (일) 09:30 ~ 15:20분 / 안내산악회 동참 (with 영준)
ㅁ 산행코스 : 영월 원골재 ~ 쇠이봉정상 (1119m) ~ 전망바위~ 등어치 ~ 조제
아침일찍 05:25분에 승차한 버스가 인천시내를 한바퀴 훑고 치악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원골재에 도착하니 09:30분.
아침식사는 산악회에서 준비한 밥과 시래기된장국과 김치..
준비하는데 힘들겠지만 간단해서 좋다.이거 먹는데 10분도 채 안걸린다.
산악회원들은 이골이 난 사람들인듯 신발끈 묶고, 스틱 꺼내는 사이 다 사라지고 운영진만 휑그러니 보인다.
오늘 처음 참석한 우리에게 회장님이 조금 멋적었는지 한 말씀 하신다.
'저분들은 얘기를 해도 듣지를 않는다고, 몸풀기 체조 그런건 없다고...' ㅎㅎ
암튼 두분이 서있는곳이 들머리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넘는걸 보고 이동하신다.
오늘 산행은 오지산행이면서 아마도 더덕을 캐는 산행인듯하다.
초반 급경사를 미끌어지며 올라서는데 무척 힘이든다.
조금 속도를 내며 꾸준히 이동해 몇명을 추월하며 진행해간다.
오늘 참여한 산악회의 바닥표식을 처음으로 확인한다.
노란 원추리를 감상하며 능선에 올라설때쯤 더덕을 벌써 여러뿌리 캔 회원들이 보인다.
잎사귀 4개가 선명한 더덕줄기...
친구는 더덕잎이 5개인줄 알고 패쑤했다는데 믿어야할지..ㅋㅋ
어느새 더덕을 저리 많이....산행만도 힘이 드는데 참 대단하단 생각이.
전망바위에 오르니 멋드러진 능선이 시야에 들어오는데..
아마도 망경대산, 태화산 쪽이 아닐까 짐작만 해본다.
반대방향은 태백산쪽이 아닐른지...
전망바위를 지나면 곧 쇠이봉 정상이다.
전망바위에서 한컷
10:40분 쇠이봉 정상에 도착한다...한시간 남짓 걸린셈.
영월 쇠이봉 (1119m)
쇠이봉은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내덕리와 하동면 내리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쇠이봉이라는 산 이름은 이곳 산세가 마치 소(牛)가 누워있는 모습이어서 그렇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승골로 들어서는 길목인 내덕리 남쪽 옥동천 굽돌이 일원은 본래 경북 봉화군 춘양 땅이었으나 1963년 강원도 땅이었던 울진군이 경상도로 이속되면서 내덕리 덕구리 천평리 일원이 영월군 상동읍으로 편입되었다. 고승골 계류가 옥동천으로 합수하는 굽돌이를 기준으로 옥동천 북쪽은 내덕리, 동쪽은 덕구리다. 굽돌이 남쪽 계곡 안 1km 거리인 합수점에서 계곡은 크게 둘로 갈라진다. 오른쪽 쇠이봉 방면 고승골과 왼쪽 등어치 방면 고심골이 그것이다.
고심골은 옛날 영월 사람들이 등짐을 지고 이 계곡을 통해 등어치를 넘어 경상도 춘양장을 보러 다녔던 곳이다. 그리고 1923년 일본 사람들이 상동중석광업소를 세울 때 기계부속들을 춘양에서 등어치를 넘어 운반했다고 한다.
내덕리 원천 마을 앞 굽돌이는 옥동천이 90도 각도로 굽돌아 흐르는 장소여서 생긴 지명이다. 이곳은 다른 곳에 비해 널찍한 천수답이 있으며 예부터 보를 이용한 논농사가 이루어진 곳이다. 헬기장 남쪽과 동쪽은 바위지대로, 바위 아래는 예부터 단종의 넋이 어린 태백산을 향하여 무당들이 치성을 드리는 기도터였다.
가삼다리근방에 차를 둔 사람은 길은 희미하지만 잡목을 회치며 오르는 솟대암을 거처 1054봉 능선길로 올라간후 고승골로 내려오든가 627봉을 거처 704봉으로 올라간후 고승골로 내려올 수도 있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잡목을 헤집거나 허리길로 돌아가는 불편함이 있기는 하나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마음껏 누릴수는 있다.
정상은 우리 산악회 회원들과 대야치 쪽에서 올라온 다른 산악회 산객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다.
오지산행 맞나?
정상이 혼잡해 옆으로 이동해서 친구와 둘이서 막걸리 한잔에 간식을 하며 휴식을 한다.
우리는 등어치로 진행해야 하니 왔던길을 되돌아 가야하는데 그쪽 산악회원들이 우리가 가야할 길로 몰려가니 좀 답답해진다.
한적한 산행은 틀린건가.....근데 조금 지나니 알바를 했다며 우르르 되돌아 오고 난리통이다.
어디로 가는데 그러시냐 물으니 목우산으로 간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와 반대방향임을 얘기해주고 나니 한적함을 만난다.
모두가 떠나고 나니 적막한 정상이다.
사진촬영을 하며 한적함을 즐기는데 그쪽 산악회 여성한분이 정상에 막 도착한다.
손에 뾰족한 호미같은걸 들고 허리춤이 두둑해 뭔지 좀 보자니 보여주는데 더덕이 팔뚝 굵기만 한걸 캐셨다...부러워~
쇠이봉에서 바라본 조망
이제 다시 전망바위를 거쳐 등어치까지 긴 능선을 타야한다.
전망바위에서 오늘 함께한 친구 사진한컷...
가야할 방향....
이때까지만 해도 오늘 산행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이동해가는데..
전방바위 아래로 급경사를 내려서니...
기목을 만나고...
이후는 편안한 등로가 이어진다.
우리는 더덕을 캐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정상에서 쉰 관계로 맨 후미가 되어 속도를 내어 달려간다.
꽃이 피면 예쁠것 같은데...무슨꽃인지...
한참을 속보로 가니 앞서가던 회원들을 만나는데 분위기가 어째 뒤숭숭하다.
아무래도 길이 잘못된것 같다고....우리도 바닥의 산악회 표식을 보고 아무생각 없이 따라 왔는데...
지도와 GPS를 확인한결과 다른 능선으로 한참을 진행했음을 안다.
문제는 선두도 이길로 갔다는것인데...
계획된 등로가 아닌걸 알지만 따라가야하나..아니면 당초 능선으로 빽해서 가야하나 고민하다 결정을 한다.
모두 선두를 따라 갔지만 우리는 빽해서 당초 계획된 능선을 찾아서 진행하기로...
지도를 보면....
나와 친구 둘만 낙엽송숲에서 빽을 해서 갈림길삼거리에서 등어치로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고
선두그룹을 따라간 분들은(27명이라던가) 반대방향으로 하산을 하게된 초유의 일...
차량이 만차였는데 차이나는 숫자는 더덕만 캐신분들? ㅎㅎ
결국 친구와 나 둘만 정상코스로 가게 된것인데 어쩐지 낙동강 오리알 처럼 되버렸다.
나중에 선두대장 얘기를 들으니 무심코 내달리다 알바를 확인했을때는 너무 많이 진행을 한 상태라 돌릴수가 없었다고..
아뭏든 이제는 앞서간 회원들도 없고 우리둘이서 오지산행을 완성해야만 한다.
등로는 산객의 왕래가 적어 나뭇가지와 희미한 등로에 가끔 애를 먹지만
다행히 가끔 표지기가 있어 도움을 받으며 진행한다.
GPS로 수시로 진행을 확인하며...
우산나물 군락
덕분에 멋진 소나무도 만난다.
12시30분경 작은 봉우리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사연이 있는 곰취 장아찌..ㅋ
둘만 동떨어진 산행이고 오지라 식사는 30분정도로 간단히 하고 출발한다.
길은 희미하게 있으되 쓰러진 나무와 잡목들을 헤치고 가기가 까다롭다.
조망은 없다. 그저 녹음을 즐기며 계속 전진뿐...
길인듯 아닌듯...오지산행의 묘미..
가끔씩 만나는 안도감.
13:25분 오른쪽으로는 마을도 보이고 진행방향으로 보이는 풍경.
13:50분 헬기장으로 보이는 봉우리에 도착한다.
도대체 어디로 등로가 이어지는지 한참을 찾아야....11시방향에서 발견.ㅋㅋ
노란갈퀴도 만난다.
지도를 확인하니 이곳이 등어치로 보인다.
경북도 경계탐사란 표식을 보니 경북 봉화와 강원도 영월의 경계선인듯.
나들이앱(요즘은 산길샘)을 잘 사용하는 친구가 위치 확인을 잘 해 큰도움이 된 산행.
등어치 주변의 풍경
삿갓나물
이제 조제 방향으로 하산한다.
산딸기가 익은 녀석들이 제법보여 조금 시식을 하고..
계곡을 만나 잠시 세수를 한다.
금낭화와 애기똥풀이 어울려 지내는 모습.
물속에는 까만 올챙이 들이 많다.
14:35분 민가가 보이고 시멘트 포장도로를 만난다.
이제 이 도로를 따라 큰길까지 걸어야 하는데 무척 뜨겁다.
초롱꽃
보리밭도 만나며 간다.
14:50분...
우리가 늦는건지 반대방향으로 간 대부대는 어찌되고 있는지 알수 없는데 산악회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디냐고...우리는 다 내려와서 탁족중이며 이제 포장도로 따라 가면 된다고 하니 3~4km는 걸어야 한단다. 헉...이 땡볕에.
반대방향으로 하산한 회원들을 태우러 버스가 갔다고 하고..
아뭏든 우리는 시원하게 씻고 티도 갈아입고 나머지 걸음을 준비하는데 차량이 한대 지나간다.
우리의 호프 매너좋은 친구가 부탁하니 태워준다고..ㅎㅎ 그래서 편하게 조제까지 이동한다.
영월경찰서의 이경호 경정님 부부... 감사드립니다.
이곳까지 나오면 되는줄 알았는데 한참을 더 내려가니 다리가 나오고 회장님이 보인다.
어느분의 수확인지.....빌려온 사진.
아직 반대편 하산 회원들이 안왔는데 이분들은 산행보다는 더덕수확이 목적인 회원들?
인사를 나누며 낮이 익다고 해서 역사를 들춰보니 둘이 설악 토왕성 동지란다 ㅎㅎ
이분은 더덕을 으깨서 더덕주를 만드는 달인이신듯 한데...덕분에 더덕주를 얼마나 마셨는지...ㅋ
저 우윳병이 더덕 으깨는 통으로는 최고라고..
당귀에 더덕을 쌈으로 싸서 먹기도 하고...
산악회에서 점심을 준다더니 밥도 해주고 삼겹살을 준비해서 더덕주와 맛나게 실컷 먹는다.
얼마나 먹었을까....버스가 도착해 그분들도 식사를 하니 우리는 더 먹게 되네...
약간은 이상하게 흐른 오지산행을 마치고 귀경을 해 아쉬움에 친구와 한잔더 하고 귀가하니 늦은시간이다.
하루를 어렵게 보냈지만 좋은 추억이 될 쇠이봉 산행으로 기억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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