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토요일 새벽..
02시에 벌써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일출시간이 5시10분경이니 일출을 보기위해 천왕봉을 가는것일까......
나는 계획대로 4시반경에 준비해서 세석대피소를 나서 촛대봉으로 향한다.
어제밤에 직원에게 물으니 날씨가 흐려 일출을 보기 어려울수 있다고 했지만 많은사람들이 준비를 한다.
반대쪽엔 달이 떠 있고...
나에게 하룻밤 휴식을 준 세석대피소도 모습을 서서히 드러낸다.
05:10분
촛대봉의 일출을 볼수 있기를 정말 기원했는데 일출이 시작된다.
환호성이 터진다.
너무 멋진 일출이었는데 사진을 잘 못찍은것 같다.
그래도 감동 그자체...
작년에는 장마철에 덕유산 향적봉일출을 기적처럼 만났는데...
일출을 좀더 잘 보려고 금지구역으로 들어갔다가
사진의 노란옷을 입은 여성 국공에게 지적받음.ㅎㅎ
멀리 서북능선
모두가 떠나고 조용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본다.
지금 이순간 이곳에 있을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이제 본격적인 2일차 산행 출발이다.
촛대봉 이정목도 햇빛을 받아 붉게 빛난다.
촛대봉을 지나면 더울때 시원한 골바람을 느끼게 해주는곳.
이 골짜기를 타고 올라오는 바람이 얼마나 시원했던지...
지금은 녹색의 평원같다.
세잎종덩굴도 만나고
산앵도도 만난다.
뒤돌아보면 촛대봉이 밝게 빛나는듯 하고..아직도 운해가 장관이다.
전망바위에 올라 서북능선을 본다.
지나온 능선길
연하선경을 배경으로
06:30분 연하봉에 도착한다.
나뭇가지 사이로 천왕봉이 부르지만 좀 기다려라.
장터목에서 아침을 먹고 천천히 갈테니.
06:50분에 장터목에 도착해 아침식사를 한다.
식사는 누룽지를 준비했는데 아침식사로는 제격이다.
옆자리에 부자가 산행을 왔는데 일산에서 왔다고 한다.
천왕봉 오르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보니 재미가 있고 웃음도 나온다.
중산리 계곡
07:40분 식사를 마치고 이제 제석봉으로 오른다.
주말을 맞아 제석봉 고사목지대에는 산객들이 제법 보인다.
이 고사목이 제석봉에서 제일 유명하다고...작품사진에 꼭 등장한다는데.
천왕봉
제석봉 이정목
장터목에서 식사하던 아버지와 아들....짜장밥을 참 맛있다며 먹는모습.
천왕봉이 둘다 처음이라한다.
일산이 집이라 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아버지 고향이 뱀사골이라고...ㅎㅎ
첫날 성삼재에서 연하천까지 걸었는데 다시는 산행하고 싶지 않을정도로 힘들었다고한다.
둘째날은 세석에서 자고... 셋쨋날 천왕봉을 들러 백무동으로 하산한다고 한다.
배낭은 아들이 둘러메고 아버지는 스틱을 짚고 오르는데
천왕봉을 잘 보고 가라고 인사를 나누고...
통천문 통과
08:40분 천왕봉에 도착한다.
4월초에 천왕봉에올라 환상적인 상고대를 만난지 두달만이다.
산객들이 많아 정상인증샷은 양보(?)하고...
대신 정상 바로옆의 전망바위에서 인증샷을...
천왕봉의 웅덩이..혹시 못보신 분이 있을까봐..
오늘은 어제와 다른 날씨다.
촛대봉의 일출을 만나고 천왕봉에선 멀리 덕유산 주능선을 본다.
너무나 멋진 모습에 한컷.
남덕유 주능선
얼마전 다녀온 남덕유산의 서봉과 남덕유정상 그리고 무룡산, 중봉,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그림같은 풍경이다.
09:00시경 천왕봉을 뒤로하고 이제 길고 긴 대원사 하산길에 나선다.
천왕봉에서 유평탐방센타까지 약 14km의 하산길이다.
일단 사진왼쪽에 보이는 중봉으로 고고~
천왕봉을 내려서며 만난 야생화...이름이 궁금하다.
가야할 중봉
대원사 하산길에선 이런 메모를 많이 만난다.
등로정비를 꾸준히 하는가 보다.
간혹 마지막 철쭉의 모습도 본다.
날씨가 무더운데 가끔 이런 골짜기를 만나면 골바람이 반갑다.
출입금지 팻말을 보니 이곳도 사람들이 다니나보다.
중봉가며 뒤돌아본 천왕봉
오늘 날씨에는 노고단과 반야봉,만복대가 선명하다.
천왕봉에 올라있는 산객들의 모습까지..
09:25분경 중봉에 도착.
하산길은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즐기며 갈 생각.
서북능선을 하염없이 바라본다...바래봉도 선명하다.
중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조금 있으니 산객한분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중봉에 도착한다.
부탁해서 인증샷을 하고 얘기를 나누며 쉰다.
서북능선
이분은 지리산종주를 128차인가 그렇게 했다고 한다.
성삼재 종주는 몇번 안되고 대부분이 화대종주라고...태극종주도 했다한다.
울산에서 교통편이 그다지 좋지않아 노고단에서 1박하고 세석에서 2박후 대원사로 하산 귀가한다고..
가운데 구름왼쪽 멀리 보이는 산을 물으니 사량도 지리산이라고 알려준다...아!
난 자주오기 어려우니 좀 더 있다 가기로 하고 먼저 내려서는모습.
대피소 물건은 사용하지 않고 가져와서 사용하는듯 하다.
아무래도 담요등 고지대 물품이 깨끗하긴 어렵겠지..
더이상 오는 사람은 없다.
혼자서 중봉에서 주변을 원없이 감상한다.
블친중에 눈이 많은 겨울에도 힘들게 중봉을 찾아 사진을 찍는분을 아는데 중봉의 매력이 어떤것일까 생각해본다.
한참을 쉬고 이제 써리봉으로 출발이다.
중봉의 이 출입금지판은 하봉으로 연결되는 능선을 통제하는것인데 태극종주길이기도 하다.
하봉가는길.
멀리 치밭목대피소가 보인다. 가도가도 나타나지 않던....
아나콘다를 만난줄 알았다.
써리봉 가는길에 뒤돌아본 천왕의 또다른 모습
왼쪽의 천왕봉과 오른쪽의 중봉
써리봉 정상
써리봉에서본 치밭목...좀더 가까워졌다.
10:35분 써리봉 이정목을 지난다.
써리봉정상은 우회해서 오르는게 수월하다.
땅에 닿을듯 처진 바위
엉덩이바위?
대원사 하산길은 험하다..간혹 10미터라도 이런길을 만나면 반갑기 그지없다.
11:30분경 치밭목대피소에도착한다.
중봉에서 보낸시간때문에 지난번 1시간50분보다 40분이 더걸렸다.
그래도 벽소령이 아닌 세석에서 2일차 출발을 하니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다.
중봉에서 만난분을 다시 만난다. 그늘진 식탁에서 식사를 했나보다
나도 라면을 하나 끓여 먹는데 어제 세석에서 2개를 구입한게 주효.ㅎㅎ
대피소 주인장이 일이있어 어딜 다니러 간모양인데 문이 닫혀있으니 준비없이 온 사람들은 대략난감.
천왕봉쪽에서 내려오는 사람은 없는데 대원사에서 여기까지 산행하는 사람들이 여럿있다.
대피소중에서 유일하게 컵라면을 파는걸로 아는데
이곳은 개인이 운영하는 대피소라 문이 닫힌경우도 예상해야 한다.
부부산객 한팀이 올라와 난감해 하길래 남은 과일과 빵, 커피를 타주니 무척 고마워한다.
유평에 차를 세워두었으니 같이 하산하면 태워주겠단다.
나는 내 스타일로 갈테니 부담갖지 말고 가라고 먼저 내려보낸다.
치밭목에서 1시간정도 식사와 휴식을 하고 12시30분에 마지막 하산길에 나선다.
남은 대원사까지 7.8km와 탐방센타까지 2km 정도의 구간은 정말 지치게 만드는 구간.
이곳이 등로다
대원사계곡은 자연미가 넘친다.
새재갈림길
대원사계곡
이끼가 멋져보여서 찍었는데..
하산길이지만 계속 오르내리며 어쩌면 올라가는길 같은 길이 이정도쯤에서 막을 내리고 유순한 등로를 만난다.
오늘은 유난히 많은 피나물 군락을 본다.
노루발풀
치밭목에서 3시간 걸려 날머리에 도착한다.
이제 차도를 따라 대원사를 거쳐 유평탐방센타로 가는데 이길이 더 힘든것 같다 ㅎㅎ
노루오줌을 만난다.
힘이들지만 오늘은 대원사를 잠시 보고 가기로 한다.
대원사를 나와 택시라도 있으면 탈까했지만 보이지 않아 뜨거운 포장도로를 걸어 유평탐방센타로 간다.
16:30분 유평탐방센타에 도착해 이틀간의 화대종주를 마무리한다.
버스시간이 여유가 있어 대원사 계곡에서 목욕재계하고 옷을 갈아입고 맥주한잔을 하니 살것 같다.
이제 내일 조카 결혼식에 참석을 위해 진주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사촌형집에 도착해 저녁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는데 혼자 이런산행을 하는 내가 어이없는 표정이다.
그래도....
나는 이번 산행을 하며 너무나 좋은 시간을 가졌다.
친구들과... 지인들과의 산행도 더할나위 없이 좋다.
어떤사람들은 혼자하는 산행이 무슨 재미가 있냐고도 한다.
그러나 혼자만의 산행이 주는 진정한 즐거움을 알게된다면 그런말은 하지 않으리.
다른사람을 챙기고 도움을 받고 도와주며 어울리는것도 좋지만
아무 구속없이 혼자 계획하고..움직이고..쉬고..먹고..생각하는 자유로운 모습은
이세상이 궁극적으로는 혼자라는 생각을 할수 있게한다.
화대종주길은 그런 의미에서 정말 좋은 코스다.
(참고지도)
★ 지난 2012.5월 화대종주기록
1) 화엄사~벽소령 ☞ http://blog.daum.net/mathew98/741
2) 벽소령~대원사 ☞ http://blog.daum.net/mathew98/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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