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에서 바라본 구름뒤 덕유주능선의 멋스러움..
2012년에 이은 두번째 화대종주.
이번엔 어떤 감흥으로 다가올까 설레는 마음으로 영등포역으로 향한다.
첫번째는 남부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했지만 이번엔 밤10시53분발 구례구역행 기차를 이용한다.
영등포역 10:53분 기차....
친구들과 지리산 성삼재~중산리 종주를 할때 이용한적이 있어 낮설지는 않다.
대합실엔 등산배낭이 많이 보인다.
아마 대부분 지리산을 만나러 가는것이겠지.
03시15분에 조금 지연된 열차가 구례구역에 도착하고 한무리의 등산객들을 쏟아낸다.
삼삼오오 가벼운 발걸음들이 행복해 보인다..
나는 오늘 2년전과 마찬가지로 단독으로 화대종주에 나선다.
금강산도 식후경..
여천식당에서 재첩국을 한그릇 먹고.....
식사를 하고나니 다들 떠나고 구례구역은 한산하기까지 하다.
승합차가 마지막으로 화엄사/성삼재 갈 사람들을 10여명 태우니 나도 함께 합승을하고....
04시 정각에 화엄사 주차장에 나를 떨구고 휑하니 가버리니 홀로 남는구나.
역시 다들 성삼재가 좋은가보다....
아직 어두운 밤 랜턴을 밝히고 들머리를 찾아가는데 그만 길을 잘못 들었나 보다.
갈림길에서 사찰로 보이는 불빛을 따라 계곡을 건너 갔더니 사찰건물이 있긴한데 내가 찾는곳이 아니다.
돌아나와 들머리를 제대로 찾아 도착한 시간이 04시35분.
시작부터 어줍잖게 땀을 뺀다.
04:35분
지난번 산행시작점이었던 이곳 들머리...
택시기사가 이곳에 내려주어 한밤중에도 문제가 없었는데
두번째는 주차장에 내려주어 고생하며 찾아와서 화대를 이렇게 시작한다.
ㅁ 산행코스 ( 1박2일 / 총 46.2km )
1일차(6/13일) : 화엄사~무넹기~노고단대피소~노루목~삼도봉~연하천대피소~형제봉~벽소령대피소~선비샘~세석대피소 (27.4km/13시간45분)
2일차(6/14일) : 세석대피소~촛대봉(일출)~장터목~제석봉~천왕봉~중봉~치밭목대피소~유평마을~대원사~유평탐방센타 (18.8km/ 12시간/일출)
아직은 어둠을 뚫고 올라야한다.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주변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발걸음을 조금 빨리한다.
왜냐하면....
지난 화대때 02:00시에 출발하였으나 벽소령에 4시넘어서 도착 통과를 못했던 기억이 있어서다.
물론 반야봉을 다녀오며 시간이 추가된 탓도 있지만 너무 여유산행이었고...
이번에는 2시간35분이나 늦은 4시35분에 출발이니 반야봉을 가지 않더라도 좀 서둘러야 할듯해서..
참샘터를 지나며 시원하게 한모금 마시고~
돌길을 계속해서 오른다.
결코 만만치않은 화엄사~코재길을 치고 오른다.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는 7km.
전날 내린비로 화엄사 계곡은 힘차고 생동감이 있다..
아직도 남아있는 산괴불주머니...
이정목을 보니 이제 무넹기가 500미터 남았다.
드디어 하늘이 보인다.
코재를 넘어 무넹기에 도착하는 순간이다.
06시45분.....화엄사에서 2시간10분정도에 올라왔다.
오버페이스 방지를 위해 빠른속도는 아니지만 거의 쉼없이 꾸준히 올랐다.
지난번에 2시간 50분이 걸린것에 비하면 거의 40분이 단축 ㅋㅋ
당일 화대종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2시간정도에 노고단에 오르는것 같은데
무박배낭으로 가볍게 오른다면 2시간이내 노고단통과도 크게 무리는 아닐듯 하다.
그러나 무박화대종주 같은 무리한 산행은 할 생각이 없다.
화엄사에서 올라온길
이제 너른길을 따라 노고단대피소로 향한다.
성삼재에서 올라오는길.
무넹기에 흐르는 물이 세차다.
이런 고지대에 이렇게 많은 물이 흐르다니..
이곳 이정목을 만나면 한번도 가보지 않은 '편안한길'로 가볼까 잠시 생각해보지만
한번도 그길을 이용한적은 없다.
0.6km 길이 있는데 편안한길이라지만 2.4km와는 너무 차이가 나니 ㅎㅎ
07시경에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니 흐리고 안개가 자욱하다.
반가운 노고할매 한번 보고
입산시간지정제.....발목잡히기 십상.
노고단대피소에는 학생으로 보이는 단체산객들이 많이 보이고 취사장은 공사중이라 어수선하다.
땀에 젖은 상태라 춥다...겉옷을 꺼내입고 잠시 간식을 하며 쉰다.
07시30분이 지나는 시각 노고단 고개로 발걸음을 옮긴다.
노고단고개에 올라서니 4명이 한팀인 산객이 있다.
우연히 이분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동안 이어진다.
울산에서 오신분들인데 영남알프스 좋은산이 있는데 멀리까지 오셨다고 하자 지리종주가 해보고싶어서라고..
나와같은 세석에서 1박 계획인데 입산시간지정제때문에 걱정이 많다.
벽소령통과 제한시간이 오후2시지만 세석대피소 예약자에겐 2시간의 여유를 주니 4시전에
벽소령을 통과하면 된다고 알려주자 그정도면 괜찮겠다는 분위기.
시간지정제에 대한 정확한 숙지가 필요하다..안그러면 낭패를 볼수도...
지리산주능선 종주시점을 알리는 검문소(?)
보기에 그닥 좋아보이지는 않다.
노고단을 오르는 문은 굳게 닫혀있다. 이곳도 예약제니...
화대종주는 이미 시작되었건만 이 표지판을 보니 기분이 새롭다.
친구들과 이곳에서 일출을 보던때가 생각이 나는데 오늘은 시계제로상황...
문을 통과해 발걸음을 옮긴다.
왠지모를 기대감에 발걸음이 가볍다.
큰앵초도 만나고
지리산을 지루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은데..
나는 항상 새롭고 지루한 느낌은 없다.힘든 느낌은 있지만.
범의꼬리를 많이 만나는 산행이다.
한참을 걷다 뒤돌아보니 노고단은 운무속에 자취를 감췄다.
08:25분경 돼지령을 통과한다.
조망이 없어 아쉽지만 걷기에 좋아 기분은 상쾌하다.
피아골삼거리
지난해 가을 친구와 피아골단풍을 감상하며 직전마을로 내려가던 생각이 난다.
피아골삼거리 주변 풍경..이제 완연한 여름 신록이 무성하다.
이렇게 큰 나무가 쓰러진걸 보니 바람의 위력이 새삼 무섭게 느껴지고...
08:45분 어느새 임걸령에 도착한다.
물맛이 좋은 이곳을 그냥 지나칠수 없다. 잠시 쉬며 식수통의 물도 갈아야지..
언제나 물이 풍부하고 맛이 시원한 임걸령샘터...오늘도 굿!
이곳에는 한팀의 산객들이 햇반을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이라고하니 나랑 같은 열차를 다고 온 산객들인데..
물어보니 4시반에 성삼재에서 출발했다고....나는 4시반 화엄사 ㅎㅎ
그리고 벽소령에서 1박하신단다....와 시간이 철철 넘치겠다. 여유산행을 즐기기로 했다는데 갑자기 부러움이 엄습~
노루목에 도착해 전망바위에서 조망이 어떤가 확인한다.
반야봉은 이번에는 시간관계상 패쓰하지만 이곳에서 1km 거리.
지나온길은 여전히 안개속~
노루목풍경
반야봉을 오를경우 하산하다 노루목으로 가지 않고 삼도봉가는 여기서 합류하게된다.
오른쪽으로 무덤이 나오기 바로전이다.
은대난초
09:50분 삼도봉 도착
삼도봉에서 본 반야의 봉우리도 구름속..
아무래도 오늘 조망은 기대하기가 좀 어렵겠고...내일은 좋았으면....
화개재로 내려서는 계단.
화개재
범의꼬리 군락
뱀사골로 하산하는길.
10:10분 화개재를 지나쳐 토끼봉으로 곧장간다.
지난번 산행때는 토끼봉오름길에 힘이들어 두번이상 쉰것 같다.
오늘은 컨디션도 좋고 단번에 오를생각.
10:40분
노루목에서 토끼봉 정상까지 한번도 쉼없이 올라선다.
사진왼쪽의 그늘에 자리를 잡고 막걸리 한잔 하고 연하천을 향해 출발한다.
12시10분 연하천대피소 도착.
여기서 샌드위치와 과일로 식사를 하고 벽소령을 향해 출발~
50분이 소요.
연하천에서 13:00시에 출발.
음정갈림길..
중산리에서 백두대간 시작하는 분들은 대개 1구간을 이곳에서 끝내고 하산하는것 같다.
벽소령가는길에 이곳 바위전망대의 조망이 아주 좋다.
여기서 사진의 형제봉과 벽소령대피소...멀리 천왕봉 조망이 가능하다.
오후들어 날씨가 좀 개며 시계가 많이 좋아지긴 했다.
형제봉..지난번엔 저길 올라갔었는데..
씀바귀도 보이고..
뒤돌아본 형제봉
거대한 달팽이?
14:40분 벽소령 검문소(?)를 신분확인후 통과했다.
원래 통과 제한시간이 14:00시인데 나는 세석 예약을 해서 16:00시 이전에 통과하면 되는셈.
날씨가 무덥고 목이말라 음료수와 설레임을 사먹는다.
콜라 1500원 / 설레임 2500원.
그래도 벽소령은 전기사정이 나으니 시원한걸 먹을수가 있다.
연하천에서 캔커피를 찾으니 있기는 한데 상온보관 커피라 미지근해서 구매취소~
시원하게 마시며 쉬고 있는데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지리산이라고 하니 곰만날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이때만해도 벽소령에 곰이 나타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는데 월요일 기사를 보고서야 알았다.
일요일 벽소령에 곰이 나타나 등산객의 침낭을 물어뜯었다고.....
벽소령에서 20분을 쉬고 15:00에 세석을 향해 출발한다.
이제 3시간정도만 가면 세석대피소이고 저녁을 먹고 1박을 하게된다.
벽소령 취사장
꿀풀
낙석이 꽤 심하게 무너져 내린듯하다.
낙석구간...조심
이구간을 지나며 한두방울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금방 그치겠지 생각하고 가다가 점점 양이 많아져 배낭커버를 하고 가다 결국 우비까지 꺼내 입는다.
선비샘에 도착하니 비는 대충 그친듯하다.
16:10분 선비샘에 도착해 물을 보충하고....외국인 등산객들도 더러 보인다.
가파른 등로에선 비에 젖어 미끄러워 시간이 조금씩 지체된다.
좀 나아지는듯 하던 조망이 다시 원래대로...
이곳에 산객들이 많이 모여있다.
면면을 보니 다들 멀고먼 종주길과 비로 지친기색이 역력하다.
연세가 지긋한 산객두명중 한분은 이번이 종주 9번째인데 10번 채우려고 했는데 힘들어 그만해야 되겠다고....
하지만 그만 중단하게 될지는 모르는일...마음이 바뀔지 모르니.... ㅎㅎ
나도 지난번 화대종주를 마치고 다시는 안하리라 다짐했지만 이렇게 다시 걷고 있다.
17:20분 칠선봉에 도착
세석도 안개천국인건 마찬가지..
구름에 가린 촛대봉도 오늘이야 상관없다..
내일 아침 일출만 보여준다면...감사^^
18:20분 세석대피소에 도착하는데 우천으로 시간이 예상보다 조금 더 걸렸다.
대피소에서 햇반1개와 라면을 2개를사서 식사를 반주와 함께한다.
별로 할일이 없다.
핸드폰 충전기를 꽂아두고 지친몸을 누이며 하루일정을 마친다..
(참고지도)
<1일차: 화엄사 ~ 노고단 ~ 화개재 ~ 연하천 ~ 벽소령 ~ 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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