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 지리산의 아름다움...
친구들모임 산악회의 1박2일(11/2~3일) 산행일정중 남해 금산에 이은 두번째 산행은 사량도 지리산이다.
사량도는 행정구역상 경남 통영시에 속해있다.
사량도로 가는 배편은 통영과 고성, 삼천포등에 있는데 우리는 삼천포항에서 승선할 계획이다.
첫날 남해금산 산행후 친구의 남해별장에서 하루를 묵고 2일차 일정을 위해 06시경 기상한다.
친구 별장의 전경은 밤이라 어두워서 잘 보질 못했는데 아침에 보니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남해군 평산리인데 바다가 몇십미터 거리의 지척이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참 좋다.
쇠고임목을 한 저 나무는 이름을 들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ㅎㅎ
귀한 나무라는데 천만원에 구입했는데 잘 자라 지금은 2천만원에 팔라는 사람이 있다고....
오랜만에 조우한 친구둘....
누워서 자라도록 한 이 와송도 너무 멋지다.
세 그루가 나란히 바닷가를 향해 뻗고있는데 와송이라 더욱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서서 자라는 소나무보다 자라는 속도가 훨씬 늦다고 한다.
급하다...급해~~
시원한 북어 해장국으로 간밤의 음주로 시달린 배를 달래고 삼천포항으로 이동하는데....
삼천포항으로 가는 이동은 특급수송작전을 방불케했다.
남해에서 40분정도 소요될걸로 보고 9시 사량도행 배를 타기위해 7시40분경에 출발하려했는데
이런저런 사유로 8시에 출발을 하게된것...
요즘 흔히사용하는 T-map을 켜니 아뿔사....도착예정시간이 8시57분.
더군다나 내차는 어제부터 기름달라고 경고등이 켜진상태.
위험하지만 할수없이 정말 초스피드로 시간을 줄이며 질주하다 주유시간을 줄이려
만원어치 기름을 넣고 삼천포항에 도착하니 08시35분.....ㅎ
항구근처는 복잡한데 여기가 아니란다...삼천포항이 여러군데인듯.
두대의 차가 흩어져 사량도가는 선착장인 삼천포신항에 도착하니 08시55분.
극적이다......다행이고.....휴~
5분의 여유가 이제 만면에 웃음을 띄게한다.
남해친구는 배를 탔는지 걱정스럽게 물어오고.....
주소로 찾았는데..."경남 사천시 동금동 579-5번지" 이 주소가 해결을 해주었다.
삼천포와 사천이 통합해 사천시가 된건 안다.
9시정각에 사량도행 배에 승선한다.
이제 사량도까지 40분동안 여유있게 항구의풍경도 보고 선실에서 쉬면 되겠다.
삼천포항 뒤로 와룡산(고도800m)이 보이는데 멋진산이라며 다음에 꼭 산행하고 싶다고 이구동성.
왼쪽으로 눈을 돌리니 나즈막한 산이 눈에들어온다.
각산(내 기억에 399m?)
난 저산너머 남양에서 살았는데 초등학교 중반에 전학와서 고등학교까지 살았다.
어릴때는 각산이 왜 그리 높아 보였는지...
사량도 지도가 담긴 스카프를 3000원에 파는데 5개 만원에 구입했다.
그리고 선실에서 과일깍기 시범을 본다.
30분정도 지나니 사량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해안도로를 따라 오른쪽 끝 금복개로가서 능선으로 오르는 종주루트를 할 생각이다.
사량도는 398m의 나즈막한 산이지만 산세가 날카롭고 위험하며 멋진풍광을 간직한 산이다.
서울에서는 주로 무박산행을 해야할 정도로 멀어서 접근이 힘들지만
산행한 사람중 단 한사람도 후회하는 사람이없을정도의 명산이다.
당연히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40분이 걸려 09시40분에 사량도 내지선착장에 도착한다.
사량도도 가을느낌을 선사해 준다.
우리는 종주루트를 타고 5시간산행을 예상하고 진행해 오후3시40분 배로 나올생각이다.
산행루트 : 내지항 ~지리산정상~불모산~가마봉~옥녀봉~대항~내지항
산행은 주로 내지항과 돈지항에서 시작하는데 삼천포항에서 출항한 배는 내지항,
그리고 통영에서 출항한 배는 주로 돈지항에 도착해서 산행한다고 보면 되겠다.
지리산의 산세.
금복개
해안가의 포장도로를 따라 몇백미터 진행하면 표지기가 잔뜩달린 산행 들머리가 나온다.
종주코스 들머리인데 단축코스로는 내지항에서 곧장 지리산으로 오르는길도 있다.
우리도 사량도에 온 기념으로 표식을 하나 달고 가기로...
11월3일 늦가을 인데 이곳의 날씨는 여름이다.
땀을 흘리며 가파른 능선을 오른다.
가끔씩 보이는 능선을 바라보면 절경이라는 지리산의 풍경이 어떨까...기대가 된다.
이런 좋은길을 20분정도 오르면....
너덜길이 나타나고...서서히 지리산의 날카로운 맛을 보이기 시작한다.
300m대의 산이라고 만만하게 본 것일까...
배낭도 없이 청바지를 입고 암릉을 오르는 모습이 그리 보기 즐겁지는 않다.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는 지리산의 아름다운 길...
후미에서 친구아들 초등5학년 찬우가 암릉길에 뒤돌아가려는 갈등을 한다는 전갈이 온다.
다행히 친구가 잘 설득해 함께하기로 해서 다행이다.
찬우의 모습.
이후 회원들이 모두 함께 천천히 이동한다.
우리가 출발한 내지항으로 유람선이 다가서는 모습.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가야할 능선길....
지리산은 암릉을 타는 즐거움이 있다.
보이는 장면은 나중에 만나는 칼날암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진작가 흉내를 내보지만 언강생심 ㅎㅎ
이런길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누가 하는 얘기.
넘어온 첫번째 봉우리...
찬우는 오늘 봉우리를 몇 개넘어야 하냐고 연신 반복해서 물어온다.
유람선에 차를 싣고 들어오면 이런 순환도로를 따라 돌수 있겠지만 사량도는 능선을 타야 제맛이다.
11월이 되니 남도에도 가을이 깊어감을 느낀다.
상당한 고도를 오른것 같아 둘러보니 돈지에서 오르는 등로와 만나는 지점이다.
정상쪽을 보니 지리산 정상이 보이는데...
가는 등로는 능선을 탈수도 있고, 우회하여 갈수도 있도록 되어 있다.
이곳은 돈지 선착장....주로 통영의 선박이 기항한다.
돈지 방향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쉬고 있는 모습을 당겨본다.
산 그리메가 참 멋지다.
11시20분.
우리는 내지항에서 금복개를 거쳐 이곳으로 왔다.
진행방향의 멋진 암릉인데...
우리는 능선을 타고...
찬우는 안전을 고려 우회로를 돌기도 한다.
지리산 정상모습.
잠시 이능선을 보고 얼마전 다녀온 설악산의 용아장성을 떠올렸다.
이곳 지리산은 미니 용아라 부르고 싶다.
저만치 앞서간 찬우가 앉아서 쉬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은 이렇게 여유있게 산을 즐기며 간다.
산부추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뒤돌아 보니 이어진 산객들이 보이는데...
대부분 이 방향으로 걷게된다. 하선한 위치때문에 자연스럽게...
드물게 단풍을 만나기도 하는데...
올해는 설악 공룡과 용아,오대산,지리피아골등에서 단풍을 즐긴터라...ㅎㅎ
지리산 정상 바로아래의 이정목..정상이 60m 남아있다.
돈지방향 등로가 위험구간과 우회로 거리가 같다? 우회로가 거리가 더 멀것같은데 ㅎㅎ
11:47분
드디어 지리산 정상에 올라 주변을 본다.
돈지항
지나온 능선
왼쪽 끝에 내지항
진행해 가야할 능선이 어서오라 손짓하는듯 하다.
지리산이 보인다고 하여 지리망산으로 불리다가 지리산이 되었다고.....
찬우가 올라와 줘서 더없이 기쁜 정상정복.
지나온 능선길도 더 없이 아름답다...이게 사량도 지리산이다.
요즘 바위에 올라 사진찍는 재미에 빠진 친구..멀리 있지만 안찍어 줄수가..
바다 건너 보이는 섬은 하도(아랫섬)와 칠현산...여긴 상도(윗섬)
두섬은 지금 연륙교 공사중인데 나중에 공사모습도 볼수 있다.
12시가 가까운시간 점심얘기를 꺼내는 회원이 두어명 생겼다.
조금 더 가며 적당한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출발~
요즘은 핸드폰이 대세?
많은 사람들이 풍경을 담느라 발걸음이 멈춰있다.
뒤돌아 보니 지리산 정상이 저만치 멀어져 있다
가야할 능선길도 지루할 틈이없는 좋은 코스다.
단풍과 내지항
오랜만에 산행에 참가한 이친구도 지리산의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연발했는데..
그동안 제2의 인생을 위한 준비의일환으로 자격증시험에 도전하여 합격을 하고 왔다.
또다시 터지는 점심 안먹냐는 원성을 감당할 힘이없다.
식사를 하기로 한다...가까운 곳에서....ㅎㅎ
단풍이 곱게 물든 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한다.
식사는 별장에서 준비해온 밥과 라면...
야채를 넣은 라면이 인기최고 였다.
오후 1시20분경 식사후 다시 출발~~
산행기를 보며 산행을 준비할때 간이 매점이 있다는걸 알았다.
더운 날씨라 예상외로 물소모가 많았고...라면을 끓이며 물을 많이 소진한 상태라 물을 몇병산다.
그런데 정작 얼음물이 녹지 않아 애를 먹었다.
올해 우리 알파인산악회원들의 최고의 인기품은 "블랙라이언 냉보온병"이었다.
또다시 진가를 확인한다. 산행하시는 분들께 권하고 싶다..
두껑(냉매)를 얼려 얼음가 물을 섞어 넣으면 이틀동안 시원한 물을 먹을수 있으니 장거리 산행에도 끄떡없다.
물론 보온병으로도 사용가능하다.
매점의 쥔장께서 가끔 공연을 할때 쓰는 악기들..
매점주인은 한마디로 기인?
이제 불모산을 거쳐 가마봉으로 진행해간다.
노간주나무
찬우때문에 우회로를 잠시 이용해 보았는데 더 힘이든다. 먼지도 날리고...
좀 위험해도 능선을 타는것이 좋다.
덕분에 달바위를 지나쳤는데 돌아갈수도 없고 ㅠㅠ
멀리 지리산의 명물 출렁다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당겨본 모습
사진 오른쪽의 계단이 있는 봉우리가 가마봉.
지리산은 암릉미가 돋보이는 산이다.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보이는 옥동선착장.
이곳에서 대항으로 하산을 할수도 있다.
지나온 길.
걸어온길이 멋져보여 좀 당겨본다.
가마봉 오르는 계단.
힘이 들다고 하면서도 잘 따라와준 찬우.
이제 왼쪽으로 우리가 하산하며 만날 대항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항.
산정에서 내려다 보는 항구의 모습이 더 멋진것 같다.
이제 힘을 내 가마봉에 오른다.
14:30분 가마봉에 도착
잠시 시간을 가늠해본다....대항에서 승선할 내지항까진 40분을 걸어야 한다고 하니 3시전에 대항하산을해야하는데
옥녀봉을 지나 하산은 좀 무리다..
그렇다고 하이라이트 옥녀봉을 포기할순 없으니 5시10분에 출항하는 마지막 배를 타기로한다.
당초 5시간 이면 되리라 봤는데 찬우도 있고 이동속도가 많이 느리다.
3시40분배에서 5시10분배로 변경하니 1시간30분의 여유가 생겼다.
가마봉에서 바라본 출렁다리
사람들이 보이는 뒤로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정체구간.
왠일인가 했더니....
하도
사진으로는 느낌을 전할수가 없다.
완전 급경사 거의 90도라는 느낌. 헐~
앞으로 뒤집어 지는 느낌...뭐 그런거다...ㅎ
계단을 내려서는 모습에서 공포를 느낀다.
이곳 계단 중간쯤애서 못움직이겠다고 버티는 비상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한다.
전에는 밧줄이었다고 하던데...얼마나 스릴 있었을까....ㅎㅎ
내려와서 보니 별거 아닌거 같기도 하지만...ㅋ
이제 출렁다리로 오른다.
상도와 하도를 연결하는 다리공사
옥녀봉으로 가며 뒤돌아본 친구...내사진한장 찍어주고 싶었네.
옥녀봉의전설...
옛날 이곳 사량도의 외딴 집에는 혼기가 찼지만
임진왜란을 겪으며 섬에 결혼할 총각마저 없기에
시집도 못간 딸과 홀아비 단 둘이서 살았다고 한다.
어머니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게 정절을 잃고 자살.
하여, 그 섬에서 아버지와 딸은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
혼기 찬 딸을 늘 연민으로 지켜 본 아버지!
홀아비의 외로움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옥녀!
어느 날 아버지는 옥녀에게 욕정을 느껴 범하려 하자
옥녀는 人倫의 道理로는 아버지를 차마 받아들일 수 없으니
짐승의 탈을 쓰고라도 아버지가 산꼭대기까지 기어 올라오시면
사랑을 받아들이겠다며 집을 뛰쳐나와 산으로 몸을 피했다고 한다.
죽은 아내를 빼 닮은 딸의 모습에 더욱 넋이 나간 아버지는
소가죽을 뒤집어쓰고 욕정을 채우려 뒤따라 산으로 기어올랐다.
옥녀는 산 정상까지 뒤쫓아 오는 아버지를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었다.
옥녀는 몸을 지키려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는데 지금도 비가 내리면
옥녀가 죽은 그 자리에는 옥녀의 피가 흐르는 듯 붉은 이끼가 피어난다.
구전에 의하면, 옥녀 아버지도 뒤늦게 욕정을 후회하며
돌로 성기를 찍고 숨을 거두어 그 피가 먼훗날 붉은 이끼.
하여, 사량도에서는 婚禮를 할때 大禮를 올리지 않는단다.
대례는 신부집에서 첫날밤 합궁하는 혼례 풍습.
이 전설은 임진왜란 당시의 전설이라고 알려졌다.
근친상간에 관한 내용이라 오랫동안 숨겨졌던 전설.
이제 대항이 가까워 보인다.
지나온 출렁다리
이 옥녀봉의 돌탑을 지나는 시간이 오후 3시...
20분만에 하산을 완료한다.
하산시각 3시20분.
3시40분 배를 탈 가능성이 있을까....콜밴을 불러보는데.
성수기라 차가 없단다...
할수없이 3시50분 버스를 기다리다 다른 산악회 버스를 얻어타기로 하고 같이 걷는다.
대항 풍경
걸으며 도로에서 올려다본 출렁다리.
내지항에 도착하니 오후4시....1시간넘게 기다려 마지막 삼천포항 배를 탄다.
6시경에 삼천포항에 도착해 다시 자가용으로 서울로 긴긴 여행길에 오른다.
1박2일의 남해금산, 사량도지리산 산행은 오랜만에 힐링이 되는 멋진 산행이었다.
사량도를 배타고 본적은 있으나 산행은 처음인데
명불허전....사량도 지리산은 정말 멋진산으로 기억하게 될것 같다.
무사히 산행과 여행을 마쳐서 다행이다~~
(내지~금복개~지리산~불모산~가마봉~옥녀봉~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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