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좋은날 용아의 모습.
누군가 설악을 다녀간자 용아를 가본자와 안가본자로 구분한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설악을 대표하는 5개능선으로 흔히 공룡,서북,용아,화채,가리능선을 꼽는데
이중 용아장성능선과 화채능선,가리능선은 금단의 땅이다.
몇번 가본적이 있는 능선이라도 올해 5개능선 모두 산행해보자는 계획을 세웠었다.
공룡,화채,서북은 올해 산행을 했고,가리능선은 9월말 계획이 기상여건으로 잠정 연기되었다.
그러던중 마음속에만 간직하던 용아를 오늘 우연히 만난다.
ㅁ 산행일시 : 2013. 10. 13 (일) 02:30 ~ 16:40 /14시간 10분. with 영준 (산악회 산행참여)
ㅁ 산행코스 : 용대리 ~ 백담사 ~ 영시암 ~ 용아장성 ~ 구곡담계곡 ~ 백담사 27.9km (GPS기준)
산행은 02시30분 용대리에서 버스하차후 시작한다.
용아팀, 사찰팀과 공룡팀으로 구분하여 각각 용대리와 한계령에서.
버스는 용아팀과 사찰답사팀을 내려놓고 한계령으로 떠나고...
어찌된 일인지 하차후에 금새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서둘러 장비를 꾸려 출발한다.
앞서가는 산객이 있어 용아팀이냐고 물으니 사찰답사팀이라한다.
02시40분 백담분소를 지나 친구와 나는 그렇게 둘이서 어둠속을 걸어간다.
03시45분 백담사에 도착.
정말 용아팀들 산행속도는 나와 친구의 패턴과 다르다.
그리 빨리 내달려야만 하는걸까...
백담사에 모인 우리 일행들.
2대의 버스에 탑승하고 온 80여명의 산객중 용아팀은 43명 이라한다. 대부대다.
백담사에 도착하니 산행가이드가 무슨 안내를 하는것 같더니 바로 영시암으로 이동한다.
확인해보니 단속때문에 용아는 수렴동대피소와 뜀바위를 우회해서 탄다고 했다고...
사전 인터넷등 공부를 열심히 하노라 했지만 초행이라 생소하기만 하다.
백담사엔 연리목이 있고 안내판도 비치되어 있다.
늘 하던데로 늦더라도 사진을 일단찍고...
산행속도는 나도 자신이 있는데 최근 오른쪽 무릎이상으로 좀 어려운 상황이다.
04시50분 영시암을 통과한다.
사람들의 모습이 보여 우리 일행인가 보니 다른산행팀이고 벌써 지났다 한다. 헐~
또다른 한팀을 추월해 오세암 갈림길을 지나니 어둠속에 한무리의 산객들이 멈춰있다.
무슨일인가 보니 가이드가 어디로 갔는지 확인이 안된다고...이런경우가.
용아를 타본 경험자들도 여럿있어 그냥 진행하자는둥 이런저런 의견들이 나오던차 가까스로 가이드를 만난다.
그리고 이 나무가 있는곳에서 어둠속의 산길로 스며든다.
원래 수렴동대피소를 지나 산길을 타고 옥녀봉~뜀바위~개구멍바위로 진행하는걸로 아는데
오늘 일찌감치 산길로 접어드니 고생길이 될듯...
(용아장성 능선 진행 개념도)
이후 등로가 길 같지 않은 급경사 험로를 타는데
중간에 또 한번 가이드와 어긋나 우린 다른봉우리를 오르고 있다.
결국 작은 계곡을 가로지르는등 어둠속에서 진땀을 뺀다.
아...용아 만나기가 이리도 힘든것인가.
오전 06시 30분 날이 밝으며 주변을 볼수 있는 장소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한숨 돌리는데
츨발후 4시간여 동안 얼마나 고생을 하며 이곳까지 왔던지 파김치 상태다.
간식을 먹으며 주변을 돌아보니 건너편에 오세암이 보인다.
급한분들은 서둘러 떠나지만 우린 좀 쉬고 천천히 가기로...
오세암과 왼쪽의 전망이 좋은 만경대를 보니 윗쪽으로 능선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지난주 공룡능선도 정말 환상이었는데 오늘 만나는 용아와 어떻게 어울리는 모습일까...자못 기대가 된다.
한편으론 암릉릿찌가 위험하고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용아능선 산행이 무사히 진행되길 간절히 빌어도 본다.
단풍은 약간 마른모습을 보이는데...벌써?
나뭇가지 사이로 옥녀봉이 보인다.
유추해보니 우리는 지금 수렴동대피소 전에 산길로 접어들어
옥녀봉/뜀바위/비석바위를 우회해서 개구멍바위로 진행중인것으로 보인다.
(자료화면1. 뜀바위)
1m폭의 바위로 폴짝~건너뛰면 되는데 지나쳐서 아쉽다..
우회길도 있어 3분정도 소요된다고..
(자료화면2. 비석있는 바위)
휴식을 하고 이제 본격 용아출발이다.
시작부터 급경사가 앞을 막아선다.
애써 여유있는 표정을 짓는 친구.
급경사를 올라서니 산넘어 산이다.
가파른 낭떨어지 암릉을 횡단해서 지나야 하는데 줄이라고 걸려있는게
영~ 신뢰가 안가지만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 다들 가고 있기도 하고....
대형마트에서 박스묶는 줄과 비슷하지만 설마 그건 아니겠지. ㅎㅎ
암릉을 횡단해서 조그만 바위에 걸터서니 앞에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저게 무슨바위인가 생각도 못하고 우선 주변조망을 한다.
횡단바위 오른쪽으로 조망을 위해 올라간 회원도 있다.
바위위에서 엉성하게 발을 걸치고 주변을 감상하지만 역시 설악이다.
아직 완전히 날이 밝진 않았지만 단풍구경이 즐거울것 같다.
진행방향을 보니 올라갈수 있을까 싶은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뒷사람이 엉덩이를 밀어 올려주면 만나는 바위가 있다.
자세히 바위를 보니 사진에서 많이 보던...바로 그 개구멍바위. ㅎㅎ
오늘 꼭 만나보리라 했던 개구멍바위와 이렇게 일찍 조우할줄은...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침착하게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왼쪽으로 넘는다.
'기념사진 한방'이라는 말에 진행하다 엉거주춤 뒤돌아보는 친구.
개구멍바위를 넘는방법...
로프를 양손으로 잡고 옆으로 서서 100도 정도 되는 바위에 몸이 부딪치지 않도록
(무서워서 웅크리면 이동이 어려움)
로프와 팔힘을 믿고 뒤로 버팅긴 상태로 천천이 이동하면 된다.
산행기에서 보던것과 달리 그리 어렵지 않다.
맞는 얘기인지 모르나 전에는 개구멍이 있어 그리로 통과했다는데(아마 친구의 무릎에 있는 바위인듯)
통과를 못하도록 헬기를 동원 개구멍을 막아 버렸다고.... ㅋ
이사진은 회원분이 찍어주신 내사진으로 개구멍바위로 오르는 장면 ㅋ
난 개구멍바위보다 여기 오르는게 더 힘들더라.
건너와서 본 개구멍바위.
추락사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모판이 바위위에 붙어 있다.
봉정암 방향에서 간다면 여기서 오른쪽으로 건너가게 되겠다.
바위 아래는 절벽이다.
개구멍바위를 통과하면 보이는 바위를 잡고 일어서면 성공이다.
역시 남성회원은 좀 쉽게 통과하는것 같다.
한 여성회원이 워킹산행은 수준급인데 릿찌산행이 무서워 못한다고 울며 거부해
잠시 난감한 상황이 있었지만 전원 무사통과 해서 고비를 넘긴다.
이어지는 코스도 암릉을 올라야 하는데..
암릉에 올라서니 개구멍 통과 모습이 잘 보인다.
헤어밴드를 한 가이드가 설명하고 이동.
무사히 넘고 나면 희열이 있지만
처음인 산객이 넘기전까진 좀 걱정이 되는곳이 아닌가 한다.
개구멍바위에 붙어있는 아픈 사연....
이제 암릉위에서 주변을 좀 감상해본다. 조망이 좋다.
아침 햇살을 받아 붉게 빛나는 능선이 멀리 서북능선까지 이어지고...
멀리 귀때기청봉 앞으로는 나도 좀 봐줄만 하지 않냐는듯 봉우리들이 기를 세운다.
우회해 온 옥녀봉인가..
기념촬영 한장 하는데 카메라는 산행내내 나를 힘들게 했다.
마지막 하산길에 가이드 왈 " 산행도 힘든데 커다란 카메라까지...참 대단하시네요"
내가 미련한 건가? ㅎㅎ
사실 암릉지역에서 카메라는사고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친구는 난코스를 지났으니 비상구놀이 한번 해야한다고...
편안한 마음으로 설악을 즐긴다.
그리고 용아는 자주 올수 있는곳이 아니지 않은가...
용아의 길도 이렇게 가을느낌이 묻어나는 동네 뒷산같은 느낌이 드는곳도 있다.
용아능선과 공룡능선 사이의 가야동 계곡도 단풍의 물결로 변해가는중이다.
개구멍바위를 넘는 후미의 회원들...
친구와 나는 항상 그랬던것처럼 아직은 후미가 아니지만
회원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즐기는 후미가 되기로 결의한다.
오세암을 가려거든 조금 더 걸어 만경대에 올라보면 설악의 진면목을 더 즐길수 있다.
용아능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보이는 구곡담계곡.
백담사에서 봉정암으로 이어지는 길고긴 계곡이다. 우리가 하산로로 이용하게 된다.
멀리 서북능선이 은은한 매력을 풍기는데 숨기려고 해도 드러나는 멋스러움.
지난주 공룡에 이어 용아에선 너무 맑은 날씨로 운해 구경이 힘들정도다.
오세암풍경
당겨본 오세암..단풍이 잘 들었다.
서북능의 귀때기청봉
사진 중앙에 돌출되어 보이는 서북능의 안산도 보인다.
구곡담계곡
이런데 어떻게 안좋을쏘냐...
눈을 들어 쳐다보는 곳이 다 절경이다.
산부추를 만나 눈맞춤하고...
눈을 들어 공룡능선을 바라본다.
나한봉에서 신선대로 이어지는 공룡의 등줄기가 너무나 멋진 모습~
이쪽에서 바라본 1275봉은 웅장한 모습이다.
공룡의 등줄기가 저리 날카로운데 하물며 공룡의 이빨이야 말해 무엇하리..
현재시각 07시45분 아침을 먹을 시간이다.
우리도 적당한곳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약간 시들었지만 산오이풀이 반갑다.
이제 날고 싶은모양...ㅋㅋ
뒤돌아 보니 칼날같은 암릉의 숲속에 자리잡고 식사중인 사람들이 몇팀보인다.
멀리서 보면 너무 위험해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꼭 그렇지는 않다.
빌려온사진 한장.
이번 산행하며 일행들이 만나 기념촬영을 한 여성분(가운데)은
연세가 80이 되신 암벽전문가라고 한다.
50~60대 여성들 대여섯명을 인솔해 왔다는데...말문이 막힌다.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
구곡담계곡의 물색까지 청명한듯하다.
귀때기청봉 주변 풍경.
백운폭포가 있는 곡백운과 작은귀때기골 등이 분기된 계곡들..
날카로운 암봉들이 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08시경 우리도 식사장소를 잡고 아침을 즐긴다.
막걸리도 한잔하며 쉬고 있는데 산악회대장이 다가와서 한잔 부어주고~
식사를 한 주변풍경.
봉우리는 표식이 없어 몇봉인지 알기가 좀 어렵다.
이제 슬슬 이동을 하는데 멋진 풍경에 시간이 자꾸 지체된다.
이제 서북능선의 마루금이 선명하다.
진행방향 앞 봉우리를 오르는 산객이 잡힌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단풍이 본색을 드러낸다.
진행방향의 멋진 암봉들..
공룡능선이 자꾸 시야에 들어오니...
능선 뒤로 멀리 뾰족한 마등령 모습이 드러났다.
산정에서 만나는 쑥부쟁이도 반갑다.
점점 단풍색이 짙어지는데...
진행방향에선 회원들이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
용아에서 이런 즐거움을 누리는 부부는 복받은게 아닐까?
(2편에 계속...)
★ 용아장성산행기 2편 ==> http://blog.daum.net/mathew9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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