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석에서본 지리풍경....
겨울이 가기전에 연하선경을 걸어보리라 했던 계획을 실행하는 날이다.
전날 전국의 날씨는 비가 내렸고 기온이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여 지리산도 영상8도를 가리킨다.
그래도 주능선과 고산지대는 눈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출발하는데...
ㅁ 산행일시 : 2013. 2. 2일(토) 05:00 ~ 17:00 (12시간) / with 알파인친구들5명(순관,영준,흥재부부)
ㅁ 산행코스 : 백무동 탐방센타 ~ 한신계곡 ~ 세석대피소 ~ 장터목산장 ~ 하동바위 ~ 원점회귀
오후11시 15분경 부평을 출발하여 백무동에 도착하니 새벽3시가 좀 넘은시간..
출입허가시간이 새벽5시부터라 차안에서 1시간정도 눈좀 붙이고 산행준비를 한다. 국공과 실랑이하기도 그렇고~
문제는 내 컨디션이 난조라 걱정이 된다.
집을 나설때 가족은 식은땀을 흘리며 배낭마저 힘들게 꾸리는 나를보고 산행포기를 권하지만 약속이라며 강행한다.
아무래도 전날 먹은 점심이 체했는지 저녁도 못먹고 있다가 차안에서 친구가 싸온 김밥 한줄을 먹고 산행출발.
새벽5시 정각에 5명의 회원들이 세석을 향해 출발..
우린 세석대피소를 거쳐 장터목,천왕봉을 돌아 장터목대피소에서 이곳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05:53분 첫나들이 폭포
전날 내린비로 눈이 많이 녹았고 새벽기온에 약간 얼어 미끄러운 등로사정이다.
가능하면 아이젠을 하지 않고 최대한 가보려 하지만 너무 미끄러워 출발후 곧 아이젠을 착용한다.
결국 12시간을 아이젠을 차고 지내게 된다.
06:34분 오층폭포.
한신계곡의 물살은 한여름을 방불케한다.
어두워서 사진에 담진 못했지만 헤드랜턴에 비치는 계곡은 장관이다.
여명이 밝아오며 서서히 속살을 드러내는 한신계곡.
눈이시리도록 차가운 물과 멀리 주능선이 살짝 모습을 보이고...
맨뒤에서 뒤따라 가고 있지만 컨디션이 너무 좋지않고 힘이든다.
이곳부턴 급경사 구간으로 미끄럽고 힘든구간이 많다.
산행시작후 처음으로 앞서가는 산객을 만난다.
한쌍의 커플이 천천히 가고 있다.
선등자의 흔적이 거의 없고 내린눈으로 길이 잘보이지 않는다.
세석이 700m.....
너무 힘이들어 하산하고 싶은마음마저 든다.
이를 악물고 한발자욱..한발자욱 걸음을 옮기고 있다.
처음으로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09시15분....
이렇게 주능선에 올라서니 친구들이 기다려주고 있다.
겨울이라 3시간30분정도 생각했는데 4시간하고도 15분...오늘 산행이 걱정되는 순간이다.
잠시 주변을 돌아보니 멋진 산그리메가...
하지만 주능선에도 상고대는 없다.
세석대피소에서 아침을 먹기로 한다.
이 구간...힘들었던ㅎㅎ
우리가 걸어 넘어온길.
주능선 벽소령가는길..
이 이정표를 보니 작년 9월1~2일 친구들과 걸었던 25.5km의 종주길이 떠오르고...
그때 볼라벤,덴빈 이란 놈들 때문에 노심초사한 기억..
세석대피소 풍경은 한적하기만 하다.
세석대피소에서 걸리는 거리들...
대피소엔 우리외에 몇명정도가 있다.
아침은 누룽지와 라면과 막걸리...오징어데친것,떡은.....정말 그림의 떡.
난 친구들 맛있게 먹는걸 바라만 보고 누룽지 한숟갈을 떠 보지만 식욕이 없다. 소화제 두알 먹는다.
친구들이 달라붙어 등과 팔을 주물러주고, 친구부인이 긴급처방으로 내손을 바늘로 따 주는데..
라면은 항상 코펠에 끓였는데..
친구가 배웠다며 사각은박지에 물을 넣고 라면을 끓인다.
순식간에 끓고 뒤처리도 간단, 강추~
대피소에서 촛대봉을 올려다보니 저곳마저도 왜그리 높아 보이는지...
운을 떼본다.."겨울이라 시간도 많이 걸리니 장터목에서 그냥 하산하는건 어떠냐고..."
천왕봉 갔다올사람은 갔다 오라고 난 못간다고 ㅎㅎ
세석에서 1시간 넘게 식사와 휴식후 10시40분경에 장터목으로 출발한다.
그래도 멋진 풍경은 반갑기만 하다.
식수대로 물 뜨러간 친구가 뒤따라 오고...
세석대피소 뒤로 반야봉과 노고단이 선명하다.
오늘 상고대가 없는대신 날씨는 너무 청명하다...가을날씨처럼...
촛대봉
촛대봉에 올라서지만 바람이 세차 그냥 지나친다.
드디어 천왕봉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오늘 가야할 능선길..
연하봉과 제석봉, 천왕봉이 선명하다.
촛대봉에 인기척 조차 없고...
뒤 돌아본 촛대봉.
힘이들어 자주 쉬게 된다.
마찬가지로 뒤 돌아본 촛대봉과 왼쪽으로 이어진 능선.
반야봉은 엉덩이 같은 모양과 그 높이로 어디서든 쉽게볼 수 있는데...
반야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진 능선이 심마니 능선이겠다. 뒤로는 서북능선.
고사목과 어우러진 천왕봉이 더 멋스럽다.
제석봉과 천왕봉.
아무래도 오늘 저곳을 못갈거 같은데....
연하선경을 보는 꽁초바위의 소나무.
이 꽁초바위에 오르니 겨울바람이 매섭다...사진 몇컷 찍고 바람이 잠잠한 아래로 서둘러 내려간다.
겨울이 가기전에 멋진설경의 연하선경을 보고 싶었다.
눈길이긴 하나 나무를 온통 뒤덮은 설경이 아니라 못내 아쉬움이...
일출봉
가슴에 노란 '백두대간종주'라고 쓴 리본을 단 팀을 만난다.
우리한테도 종주중이시냐고 묻는 분들이 있었다.
반대방향에서 본 모습
또다시 연하봉에서 기다리는 친구들...
모르는 분이 한분 섞여 있다..
정말 힘이들지만 이제 800m만 가면 점심먹고 하산길이니 좀 낫겟지..
난 이곳풍경이 마음에 든다.
연하봉을 배경으로..
12시40분.
장터목에 도착한다. 그럼 세석에서 2시간이 걸렸다는 얘기인데 ㅎㅎ
원래 계획대로면 10시반정도에 도착했어야 한다.
중산리방향
장터목도 썰렁하긴 마찬가지?
야외테이블은 차가운 바람으로 텅비었고 실내 취사장은 북새통이다.
난 어지럽고 토할것 같고 차가운 바람이 좋아 밖의 벤치에 있는데
친구들이 용케 구석자리를 잡고 나를 부른다.
밖에도 갑자기 단체팀들이 몰려와 취사장 안으로 들어가니
삽겹살에 소주.양주,막걸리...계란넣은 라면, 잘들 먹는구만 난 먹는둥 마는둥 그냥 지켜본다.
나중에 친구부인이 해준 김치볶음밥 한숟갈로 식사 끝......내덕에 친구들 포식했다.ㅎ
안내멘트가 나오는데 2시 넘으면 천왕봉방향은 통제하겠다고...
미리 알고 있는 정보지만 우리 산행시간이 너무 지체된것.
14:05분
천왕이 만나는건 다음으로 미루고 백무동 하산을 서두른다.
어떻든 하산은 해야하고 무사히 산행이 끝나길 기원해본다.
아이젠은 왼쪽체인이 출발 1시간도 안되 끊어져서 응급조치로 가고 있다.
이래저래 오늘은 상황이 안좋다.
백무동 하산길은 5.8km..
초반은 완만한 경사지만 후반은 급경사 내림길이다.
힘든 상황에선 다 어렵게 느끼기 마련이고 겨울등로는 미끄러워 더 힘이드는건 당연하다.
그래도 지리산 하산길로는 양호한길인데 친구들은 어떻게 느낄지..
기목과 바위를 보며 하산한다.
15:35분 참샘에 도착해서 시원한 약수한모금 마시고...
도가니가 아프다는 친구..
산행에 참가할땐 체력이 걱정이라 했는데 오늘 잘 걸었다. 내가 문제였다.
하동바위를 지나고...
언제 본 내용인데 하동바위는.....
"함양사람과 하동사람이 같이 산행을 하다가 경치 좋은 이 바위앞에서 내기바둑을 하는데
바둑에서 진 함양사람이 놀려줄 생각으로 이 바위를 선물로 줄테니 가져가 보라고 했다.
그러자 하동사람이 좋다고 다음에 와서 가져간다 하고 일단 이바위는 하동바위다 라고 해서 하동바위가 되었다"나....
새벽5시에 이 이정목을 보며 산행을 시작했는데 오후5시에 다시 이곳에 섰다.
장장 12시간이 걸린 산행이다.
당초 천왕봉을 다녀오고 12시간~13시간 생각을 했던것인데....
새벽에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않던 폭포가 시원스레 폭포수를 쏟아낸다.
기이한 나무를 보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계획과는 좀 다른 산행이 되었고 내 컨디션도 문제였지만 무사산행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겨울산행은 안전하게 마치면 난 성공으로 본다.
(참고지도)
탐방로가 구간별 난이도에따라 색깔이 다르게 표시되어 있는게 재미있다.
(산행코스 :백무동탐방센타~세석대피소~장터목대피소~백무동탐방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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